한국인 선수가 아닌 일본 이름을 등에 새기고 일장기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뛴다? 생각하는 것조차도 낯선 상황이 조만간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일본 국적 취득과 함께 '리 타다나리'가 된 이충성(22, 가시와 레이솔)의 일본 올림픽대표팀 승선 여부가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말부터 그의 대표팀 승선에 일본 언론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상태. 일본 언론들은 9일 이충성이 일본 국적을 취득하자마자 대표팀 승선 가능성에 대해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일단은 이충성이 당장 올림픽대표팀에 나설 일은 없을듯 하다. 소리마치 야스하루 일본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10일 올림픽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충성을 제외했다. 소리마치 감독은 이충성의 소집에 대해 "현재로서는 추가 소집은 없다" 라며 잘라 말했다.
하지만 3월 이후 치뤄질 올림픽 예선에 이충성이 뛸 확률은 상당히 높다. 소리마치 감독이 "이충성을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 고 말하며 이후 발탁 가능성을 언급했고 장신 공격수 히라야마 소타와 호흡을 맞출 투톱 파트너로 이충성이 적격이기 때문이다. 이충성은 빠른 발과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갖춘 스트라이커이다.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쉬었지만 31경기에서 8골을 뽑아내며 득점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충성은 한 때 우리나라 19세 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으나 공식 경기에 뛰지 않고 훈련만 받았기 때문에 일본 대표로 뛰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편 이충성은 귀화소식을 접하자 "일본에서 많은 분에게 축구를 배운만큼 보은하고 싶다" 며 소감을 밝히며 기뻐했다. 그는 "나라를 대표해 플레이하는 것은 아름답다" 며 "같은 고교 출신인 카지야마 요헤이(FC 도쿄)의 패스를 받고 싶다" 며 자신의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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