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소방수 구대성(38)이 캠프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대성은 송진우(41)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군대 용어를 빌리자면 왕고참이다. 팀 내의 모든 일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송진우와 함께 뒤켠에서 자신의 일만 챙기면 된다. 그런데도 구대성은 하와이 캠프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솔선수범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음료수도 곧잘 사준다. 구단과 코치진에 특별 부탁해 훈련 분위기 고조를 위해 MP3와 스피커를 설치했다. 훈련장에 경쾌한 음악 소리가 울려퍼졌고 후배들의 입이 귀에 걸린 것은 당연한 일. 어디 새파란 젊은 선수들이 구단에 이런 건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구대성은 후배들과 살갑게 지내는 편이다. 선배라고 해서 권위 의식만 갖고 있지 않다. 가끔 화끈하게 한 턱을 쏘는 기분파이기도 하다. 장난도 치고 농담도 주고 받고 때로는 후배들의 간지러운 부분도 긁어준다. 더욱이 개그맨 소질이 다분한 3년 후배 정민철(35)과는 유난히 코드가 맞는다. 구대성은 얼마 전 해외 재진출을 포기하고 잔류했다. 이후 줄다리기 연봉 협상을 벌이는 통에 막판까지 구단을 힘겹게 했다. 그러나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순간 독수리 군단의 우승 보증 소방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팀 수뇌진은 구대성이 올시즌도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단 팀 성적뿐만 아니라 훈련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도 구대성은 지금 한화에서 절대적인 존재다. sunny@osen.co.kr 하와이 캠프서 런다운 플레이 연습 때 주자로 나선 구대성=한화 이글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