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18승 삼총사'가 재기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의 용병술, 프런트의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창단 5년 만에 두 번째 한국시리즈 왕좌에 등극한 2000년. 현대는 다승왕을 3명이나 배출했다. 정민태(37) 임선동(34) 김수경(28)이 18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18승 삼총사의 탄생은 공룡구단 현대의 하늘을 찌르는 위세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이들 삼총사는 현대의 '현재와 미래'였지만 불과 7년 만에 모든 게 달라졌다. 구단은 모그룹이 흔들리며 위기에 빠지더니 그동안 도움을 주었던 범현대가의 지원 중단 조치로 존폐 위기에 몰려있다. 18승 삼총사들도 부침을 겪더니 부상으로 이젠 주전선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정민태는 현대의 에이스에 걸맞지 않게 지난 2년 동안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임선동도 2003년부터 무려 4년간 0승의 행진을 계속했다. 10승은 기본이었던 김수경도 2005년부터 2년 동안 올린 승수는 고작 11승에 불과했다. 다들 어깨 또는 팔꿈치 부상으로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18승 삼총사'가 구단의 위기 속에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재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두 싱싱한 피칭을 과시하며 김시진 감독의 얼굴을 밝게 해주고 있다. 투수조련의 대가인 김시진 감독은 "올해는 이들이 마운드에서 한 몫 해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더욱이 다들 올 시즌을 앞두고 배수진을 쳤다. 정민태와 임선동은 은퇴를 걸고 훈련에 나서고 있고 김수경은 '1+2년'짜리 FA 계약을 맺어 올해 성적이 중요하다. 비록 7년 전 18승은 아니겠지만 나란히 재기에 성공하는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구단의 고난속에서 '18승 삼총사' 재림이 성사될지 지켜보자. sunny@osen.co.kr 지난해 4월 임선동 정민태 김수경(왼쪽부터)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기념 핸드프린팅 행사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한 모습=현대 유니콘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