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 전부터 TV을 통해 유명해지는 아이들이 있다. '호랑나비' 김흥국은 아이를 가졌을 때, 등장하는 프로마다 '번칠이' 자랑을 하고 다녔다. "아들이 틀림없다"며 자신이 붙여준 애칭이다. 번칠이는 곧 가수인 아빠보다 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경규의 딸 예림이도 그렇다. 갓난 아기 시절부터 아빠의 입담에 실려 곧잘 화제에 오르더니 사춘기 소녀가 되서는 인터넷에 '얼짱'으로 떴다. 이경규의 딸 자랑은 세월이 흘러도 식을 줄을 모른다. 15일 SBS 아침프로 '정은아 이승현의 좋은 아침'에 게스트로 등장해서다. '호통 개그 원조, 이경규의 가족사랑 이야기'가 주제였다.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던 중 MC 이승현이 '툭' 미션 한개를 던졌다. 딸 예림과 통화를 연결할테니 "아빠 사랑해요" 얘기가 나오도록 하라는 주문. 이경규는 "예림이한테 그런 소리를 통 들은 적이 없다"고 엄살을 떨었다. 함께 출연한 조형기도 옆에서 "힘들껄"이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 '띠리릭~ ' "여보세요(예림)" "어~ 예림아, 나 아빤데, 그런데 말야"(중간 생략) "이상한 소리 말고 정일우나 보여줘(예림)" 어렵게나마 예림의 입에서 "아빠 사랑해"를 듣고 기분이 좋아진 이경규에게 이승현이 물었다. "근데 정일우가 누구에요?" "요즘 잘나가는 탤런트에요(이경규)". 그렇다.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박해미 정준하 부부의 둘째이자 이순재 나문희의 금쪽 손자 윤호로 출연하는 정일우였다. 예림이 요즘 좋아하는 탤런트는 정일우라는 게 방송을 통해 공개됐던 셈. '하이킥'의 시청률 고공 비행과 함께 정일우가 하이틴 사이에 스타로 급부상하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어느덧 장년을 바라보는 이승현이 몰랐다는 사실도. 이경규는 이날 가족과 관련된 에피소드뿐 아니고 동료 후배들과의 재미난 사연들도 털어놨다. 특히 화제의 중심에 오른 인물은 '국민 약골' 이윤석, 소심하고 약해보여도 심성은 맑은 호수같이 빛나는 개그맨이다. "이제는 많이 남자다워졌다"는 게 이경규와 조형기의 공통된 주장. "커피에 설탕을 넣으면서도 주위 눈치를 살피고는 스푼으로 먼저 두어번 맛을 봐요." 당장 이경규의 호통이 떨어지고 늘 이윤석은 화들짝 놀라곤 했다는 것. 이윤석에게 추천할 신부감은 약사란다. "두시간에 한번 꼴로 약을 먹어요. 한약도 먹는데 하얗길래 물어봤더니 쓴 걸 못먹어서 어린이용을 먹는다는 거에요." 연예계 대선배인 두 사람이 들려주는 이윤석의 '소심 일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결론은 "지금은 많이 남자다워졌다"였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