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입은 채로 선수들 훈련을 지휘했다".
SK 와이번스의 오키나와 캠프에 동행한 최홍성 홍보팀 매니저의 증언이다. 김성근 SK 감독이 지난 15일 일본 고지 캠프서 오키나와 구시카와에 도착하자마자 오후 5시부터 선수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 놓고 훈련을 시켰다는 얘기다.
실제 미처 유니폼으로 갈아입지도 않고 훈련장에 나타난 '증거 사진'까지 있다. 16일 주니치와 연습경기를 가지기에 대비를 시키는 의도로 보이지만 '못 말릴' 극성 혹은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SK 선수단의 고지 훈련이 얼마나 혹독했을지도 새삼 짐작가는 대목이다.
오자마자 야구장에 집합한 SK 타자들은 구시카와 야구장 조명탑 아래서 투수들의 볼을 받아치는 실전 타격훈련에 돌입했다. 오죽하면 베테랑 정경배는 "밥이라도 주고 훈련을 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을 정도라는 전언이다.
투수들은 워밍업과 캐치볼로 몸을 푼 뒤 주장 김원형의 독려 하에 숙소까지 30분 거리를 뛰어서 돌아갔다고 한다. SK 선수 중 2월 한 달에만 9kg이 빠진 이도 있다던데 그럴 만한 상황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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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입은 채로 선수단 훈련을 지켜보는 김성근 감독=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