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개봉한 영화 ‘1번가의 기적’(윤제균 감독, 두사부필름 제작)의 타이틀롤은 임창정과 하지원이다. 임창정의 애드리브와 완벽한 복서로 변신한 하지원도 눈길을 끌지만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하는 캐릭터는 일동(박창익 분)과 이순(박유선 분) 남매다. ‘1번가의 기적’은 재개발을 위해 1번가에 들어온 필제와 순박한 1번가 사람들이 벌이는 대결을 그린 영화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일동-이순 남매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속에서 일동과 이순이 사투리로 만담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토마토가 할아버지의 병을 고치는 데 좋다는 글을 읽고 토마토를 심으며 주고받는 대화나 앞으로 싸우지 말자는 오빠의 말에 “니나 잘하세요”로 응수하는 이순의 한마디는 관객들을 폭소케 한다. 특히 영화 개봉 전 예고편에서 선보인 바 있는 이순의 “권투”는 단연 압권이다. 게다가 일동-이순 남매는 영화를 보면서 웃게 해주는 요소이자 순박한 1번가 사람들의 대표적 표상이기도 하다. 가난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재개발을 위해 1번가에 온 필제를 슈퍼맨으로 생각한다. 그런 일동과 이순은 필제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가장 험난한 존재다. 이런 일동-이순 남매의 인기는 전국 5만명 시사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영화가 끝난 후 무대 인사에서 임창정과 하지원의 인기를 능가할 정도라는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일동-이순 남매와 함께 자판기 청년 태석(이훈 분)과 다단계 판매 아가씨 선주(강예원 분)의 러브라인도 ‘1번가의 기적’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