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U-레딩, FA컵 재경기 '희비 교차'
OSEN 기자
발행 2007.02.18 14: 27

1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레딩과의 FA컵 16강전 무승부는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최근 레딩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스티브 코펠 감독이 후보 선수들을 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기에 승부의 추는 맨유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고 보니 레딩은 만만치않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올드 트래포드에서 무승부라는 좋은 결과를 끄집어냈다. ▲ 재경기 갖게 된 맨유, 최대 고비 맨유로서는 FA컵 재경기가 부담스럽다. 앞으로 5경기를 3일마다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맨유는 바로 3일 후에 프랑스로 날아가 LOSC 릴과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가져야만 한다. 분명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맨유가 앞서지만 레딩전 무승부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해 릴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시 3일 후 맨유는 런던으로 돌아와 풀햄과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원정 경기를 치르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가지는 경기라 맨유가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풀햄에게 덜미를 잡힐 경우 2위 첼시와의 승점차가 좁혀질 수 있어 맨유에게 풀햄전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여기까지는 이미 계획이 되어있는 경기다. 문제는 다음부터다. 원래 맨유는 풀햄전을 마치고 1주일의 휴식을 가진 후 다음달 3일 안필드로 가 리버풀과 원정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최대 고비를 앞두고 1주일간 팀을 재정비할 시간이 있었던 것. 하지만 중간에 FA컵 16강 재경기를 가짐으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구상에 변화를 주어야만 한다. 퍼거슨 감독은 "레딩과의 경기에서 6명이 쉬었기 때문에 재경기를 갖는 것이 큰 부담은 아니다" 라고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FA컵 재경기가 맨유에 체력적인 부담을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레딩, 자신감 가질 수 있는 계기 당초 레딩은 FA컵 16강 경기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은 아니었다. 최강 맨유를 맞아 베스트 전력으로 나서 팀 에너지를 소비하느니 리그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었기 때문. 따라서 스티브 코펠 감독은 케빈 도일, 글렌 리틀, 마커스 하네만 등 주전 멤버들을 빼고 후보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한 것. 하지만 이 선수들은 맨유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1-1 무승부라는 값진 결과를 가져왔다. 이같은 결과는 우선 레딩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레딩의 가장 큰 약점은 선수층이 얇다는 것이었다. 몇몇 선수들이 바뀌면 경기력에 큰 차이가 생기면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해 들어 가진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으며 상승세를 타기는 했지만 후보급 선수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하지만 맨유전을 통해 이들의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팀 전체가 자신감을 얻음과 동시에 치열한 경쟁 체제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이는 팀 전체의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펠 감독은 "맨유 경기에 나선 스쿼드에는 다섯 명의 자국 대표 선수들이 있고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 선수와 미래의 호주 국가대표 골키퍼가 있다" 며 이제는 주전과 후보 선수들과의 실력차가 크게 없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레딩은 재경기를 홈에서 가지는 만큼 FA컵에 대한 욕심을 드러낼 수도 있게 되었다. 레딩은 일 주일간 휴식을 취하고 오는 24일 0시 미들스브러와 원정경기를 가진다. 이후 맨유와 재경기를 가지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코펠 감독으로서는 체력에 승부를 걸고 대어를 잡을 생각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스날과의 원정 경기가 바로 뒤에 버티고 있는 것이 문제다. 현재 리그 6위를 달리고 있는 레딩은 미들스브러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서 4위권까지 진입을 넘볼 수도 있기 때문. 따라서 FA컵 재경기에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아스날과의 원정경기에 중점을 둘 수도 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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