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人 무명 투수, 이승엽 잡고 떴다
OSEN 기자
발행 2007.02.19 09: 37

'이승엽을 잡았으니 뜬다'. 요미우리 4번타자 이승엽(31)이 비밀병기를 키워내는 노릇까지 하고 있다. 설날이던 지난 18일 이승엽은 자체 평가전에 백팀 4번타자로 나섰지만 중요한 순간 병살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승엽을 병살타로 처리한 무명의 잠수함 투수 아이다 유지(23)는 단박에 스타로 떠올랐다. 이승엽은 6회 1사 1,3루서 타석에 들어서 볼카운트 0-1에서 아이다의 싱커를 힘차게 끌어당겼으나 1루수 병살타로 연결돼 타점 기회를 잃어버렸다. 아이다는 이날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는데 팀의 주포인 이승엽을 병살타로 처리하는 이 장면이 팀 수뇌진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지난해 요미우리에 입단, 아직 1군 등판 기록이 없는 아이다는 병살타 2개 포함 7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일본 언론들은 '23살의 비밀병기가 요미우리 개막 선발로테이션 후보로 급부상 했다'고 전망했다. 특히 다카하시 이승엽 곤살레스 등 클린업트리오를 상대해 완벽하게 틀어막은 점에 주목했다. 더욱이 이승엽은 경기후 아이다에 대해 "치기 힘든 타이밍을 가진 투수"라고 치켜세우자 일본 언론들은 '제2의 와타나베(지바 롯데 마린스)'라는 별칭까지 부여했다. 와타나베 슌스케는 마운드를 스치는 듯한 잠수함 피칭으로 지난 2005년 지바 롯데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 변화무쌍한 변화구와 타이밍 뺏기가 주특기이다. 실제로 아이다는 와타나베를 연상시킬 정도로 지면을 스치듯 던지는 130km대의 직구와 120km 전후의 날카로운 싱커가 주무기다. 여기에 변화무쌍한 컷패스트볼, 투심도 갖추고 있다. 아이다는 "구속 보다는 타자 앞에서 얼마나 볼을 늦추고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는가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아이다는 요코하마로 이적한 구도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동안 미국 애리조나에서 자율훈련을 실시했다. 같은 훈련장을 사용한 뉴욕 양키스의 왕젠밍으로부터 땅볼을 유도하는 방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투수판을 1루쪽에 치우쳐 밟고, 싱커를 던지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자신이 배운 기술을 팀의 간판타자인 이승엽을 상대로 사용했고 일약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sunny@osen.co.kr 아이다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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