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고른 만화 한편', 기울던 영화사 살린다
OSEN 기자
발행 2007.02.19 10: 17

'만화방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요즘 영화 제작자들은 만화책 읽기에 바쁘다. 최신 인터넷 연재 만화에서부터 20~30년 지난 옛날 작품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영화 소재로 쓸수 있는 알짜를 고르기 위해서다. 영화 제작편수가 늘어나면서 충무로는 시나리오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연간 100여편의 영화가 쏟아지다보니 창작 시나리오로 그 양을 감당하기는 무리다. 만화나 소설의 영화화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특히 영화 제작자들은 만화에 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스토리 전개와 분위기가 소설보다는 영화로 만들기 쉽고 더 잘맞기 때문. 베스트셀러 만화를 잘 고르면 대박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원작 만화의 판권료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타짜'로 메가히트를 기록한 허영만 화백의 경우 작품 판권을 사려는 감독과 제작자들로 늘 문전성시다.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를 영화로 만든 '타짜'는 지난해 추석 대목에 맞춰 개봉, 전국 690만명 관객을 모으는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 제작비는 80억원 선. 순수익만 수백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원작 사용료는 5000만원에 불과했다. 허 화백이 '타짜' 판권을 넘긴 건 지난 2003년. 한 영화 제작자가 6개월 동안 머리를 조아린 끝에 겨우 '영화로 만들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당시 만화의 영화 판권료로는 최고 수준인 50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과 출연진을 결정해 영화가 크랭크 인 할 때까지 3년여 시간이 흘렀다. 현재 영화사는 시리즈로 발간된 원작 가운데 나머지 2~4부의 영화 판권을 따내기 위해 허 화백을 조르고 있다. '타짜' 1편이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판권료는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타짜'(싸이더스 FNH 제공)와 '미녀는 괴로워'(KM컬쳐스)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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