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 임채무 이소연 주연의 영화 ‘복면달호’(김상찬/김현수 감독, 스튜디오2.0/인앤인픽쳐스 제작) 설날 연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임창정 하지원 주연의 ‘1번가의 기적’에 뒤처지긴 했지만 수많은 경쟁작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는 것은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복면달호’는 록 가수를 꿈꾸는 달호가 트로트 가수 봉필로 변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록 가수에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하는 과정은 코믹한 요소와 함께 진정한 음악이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중간 과정이 다소 미흡해보이지만 영화의 말미의 마무리는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봉필이 복면을 벗고 트로트 가수로 무대에 오르고 콘서트를 갖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왠지 뭉클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복면달호’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에 비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설날 연휴를 포함한 개봉 첫 주말까지 동원한 관객수가 불과 35만 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수준이다. 뒷마무리가 깔끔한 ‘복면달호’가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설날 연휴가 단 3일 뿐이라는 것도 한 이유겠지만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는 지난 해 말부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미녀는 괴로워’에서 기인한 것이다. ‘복면달호’와 ‘미녀는 괴로워’는 많은 점이 닮아있어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한 관객이 “‘1번가의 기적’은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지만 ‘복면달호’는 너무 뻔한 내용 아니냐?”고 하는 말을 들으면 수긍할 만도 하다. ‘미녀는 괴로워’와 ‘복면달호’는 일본의 만화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영화를 풀어내는 과정이 가수라는 점, 인기 가수가 되기까지 겪는 과정이 유사하다. 이는 ‘복면달호’의 김상찬 감독도 인정한 부분이다. 게다가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과 함께 영화 속에 삽입됐던 노래 ‘마리아’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것을 거울삼아 ‘복면달호’ 개봉 전 봉필의 대표곡 ‘이차선 다리’ 홍보에 주력했다. 그러나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성공이 결국 ‘복면달호’의 발목을 붙잡은 셈이 되고 말았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