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다. 힘든 영화 촬영도 호흡 잘맞는 친구와 함께라면 흥이 나는 법. 최근들어 평소 절친했던 단짝끼리 같은 영화에 출연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올해에는 '이장과 군수'의 차승원 유해진, '쏜다'의 감우성 김수로 콤비가 한 솥밥을 먹는 중이다. 이들은 영화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단짝으로 꼽힌다. 먼저 차승원 유해진. 모델 출신의 늘씬한 꽃미남 차승원이 톱스타로 먼저 떳지만 개성파 유해진도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매니아 팬들을 늘려가고 있다. 인기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두 배우는 기쁨과 고민을 함께 나누는 친구 사이로 지낸 지 오래다. 소속사도 같아서 동반 출격이 잦았다. 설경구 차승원이 사면을 앞두고 탈옥하는 엉뚱 범죄자들로 등장한 '광복절 특사'. 유해진은 설경구의 변심한 애인 송윤아와 결혼하려는 경찰관으로 출연했다. 차승원 주연, 유해진 조연의 등식이 확실했던 시절이다. 꽃무늬 셔츠 입은 칼잡이 등 개성 만점 단역을 주로 뛰던 유해진은 이 영화에서 조연급으로 한 계단 확실히 올라섰다. 지난해 차승원 주연 '국경의 남쪽'에서 처남 매부로 열연을 펼쳤던 두 사람은 올해 투톱으로 영화를 찍었다. 장규성 감독의 코미디 '이장과 군수'다. 어린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시골 노총각 춘삼(차승원)과 만년 부반장 출신의 소꼽친구 대규(유해진), 이 둘이 어른이 돼 이장과 군수로 엇갈린 자리에 오르며 벌어지는 딴지 대결을 그렸다. MBC 오락프로 '차승원의 헬스클럽' 코너를 통해 차승원 유해진은 말 한마디를 주고 받을 때마다 폭소탄을 터뜨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동 출연작은 주연 배우들 간의 호흡이 중요한 코미디 영화다. 단짝의 잇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수로 감우성 역시 단짝으로는 충무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이다. 늦장가 드는 김수로의 신혼 여행에 감우성 부부가 함께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주고받을 정도로 가족간에도 화목하다. 2005년 '간 큰 가족'에서 실향민 아버지의 유산을 차지하려는 형제로 출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 3월 개봉할 박정우 감독의 코미디 '쏜다'에서는 차승원 유해진과 마찬가지로 아예 투톱 주연을 맡았다. 하루 아침에 인생 파탄을 겪게 된 모범 회사원 박만수(감우성). 백수에 대책없는 건달로 살면서도 효심이 지극한 양철곤(김수로). 두 사람이 우연한 기회로 경찰서에 수감되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스크린에 담은 영화다. 실제 단짝 친구가 공동 주연으로 힘을 모은 영화 두편이 올 봄 극장가에서 어떤 돌풍을 일으킬 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영화 '이장과 군수' '쏜다'의 스틸 사진(각 영화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