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LG, '만원 관중의 추억' 되살릴까
OSEN 기자
발행 2007.02.21 15: 12

1990년대 중반 프로야구가 한창 잘나갈 때의 일이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최강구단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 전신)와 서울 최고 인기구단인 LG 트윈스가 맞대결을 벌이게 되면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팬들은 난리도 아니었다. ‘세기의 빅매치(?)’을 보기 위해 팬들은 언론사 지인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원가에 몇 배로 오른 암표도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LG와 해태의 맞대결은 만원 관중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KIA나 LG 프런트들은 지금 그 때를 회상하면 입맛만 다신다. 당시에는 양 구단이 최고 인기에 최고 실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나눠먹을 때였기에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LG는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첫 해인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KIA는 1991년, 1993년, 1996년, 1997년 정상에 오르며 최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양구단이 정상에서 멀어지면서 팬들의 인기도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 양팀 맞대결 때 ‘만원 관중’은 한때의 추억이 되고 말았다. 이런 뿌듯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LG와 KIA는 올해를 ‘만원 관중 재현의 해’로 만들기 위해 알찬 전력 다지기에 한창이다. 1994년 우승이 마지막인 LG는 13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며 오프 시즌 전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명장인 김재박 감독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특급 코치들로 코칭스태프를 구성했고 FA 최대어인 박명환, 빅리거 출신의 좌완 투수 봉중근 등을 영입해 전력을 다졌다. 올해는 더욱이 그룹 창립 60주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그룹에 선물하겠다는 태세다. 1997년 우승 이후 10년간 챔피언컵에 목말라하고 있는 KIA도 올 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해 4강 진출로 가능성을 엿보인 KIA는 한기주 등 젊은 마운드를 앞세워 올해는 ‘10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신예 기대주들과 90년대 영광의 주역인 이종범 등 베테랑들이 조화를 이루면 정상 정복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올 시즌 ‘관중 400만 명 재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도 90년대 최고 인기구단들이었던 양 팀이 부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 팀이 강한 전력으로 호성적을 내주면 90년대 맞대결 때처럼 구름 관중을 몰고 올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누렸던 KIA와 LG가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하며 정상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sun@osen.co.kr 만원 관중이 들어찬 잠실 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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