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는 아름답다. 연습경기에서 이기면 더할 나위 없고 패해도 잃을 게 없다. 오히려 가능성을 확인하고,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SK 와이번스가 21일 일본 오키나와의 우라소에 구장에서 가진 야쿠르트와의 평가전은 이런 관점에 딱 들어맞는 한 판이었다. 결과도 9회초 투아웃 상황에서 터진 김재현의 동점 솔로홈런에 힘입어 4-4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고 1군 주력 선수들이 상당수 등장한 지난해 센트럴리그 A 클래스(3위)팀 야쿠르트를 상대로 알찬 내용을 보여줬다. SK는 1회말부터 선발 송은범이 야쿠르트 미야베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는 바람에 기선을 빼앗겼다. 이후 송은범은 3회 야쿠르트 새 용병 가이엘에게 다시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SK는 야쿠르트의 확고한 좌완 선발이라 할 이시카와를 상대로 1회초 박정권이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5회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기다 마사오를 상대로 1점을 뽑아냈다. 군에서 복귀한 후 실전 첫 타석에 대타로 등장한 이호준은 8회초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그리고 '해결사' 김재현이 패색이 짙던 9회초 투아웃 후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포를 쏘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송은범 이후 4회부터 계투한 이한진(5-6회)-윤길현(7회)-정대현(8회)이 무실점으로 야쿠르트 타선을 틀어막았다. 올 시즌 SK 마무리로 낙점받은 정대현은 8회말을 연속 삼진과 2루 땅볼로 완벽 3자 범퇴 처리했다. 정대현은 동점이 되자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3자범퇴로 요리했다. 특히 정대현은 9회 첫 타자로 상대한 일본의 '안타왕' 아오키까지 좌익수 플라이로 솎아냈다. 경기 후 인터뷰서 김성근 SK 감독은 이례적으로 "오늘 같이만 야구하면 재밌지"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SK가 점점 새로운 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훈 전 과정에 걸쳐서도 후하게 평했다. 김 감독은 22일 니혼햄전 선발로 김광현(19)을 예고했다. sgoi@osen.co.kr 김성근 감독=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