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과 마스부치, 韓日야구의 '리트머스'
OSEN 기자
발행 2007.02.21 17: 30

SK 와이번스와 야쿠르트의 연습경기가 펼쳐진 21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 5회말이 종료되자 갑작스레 한 무리의 일본 사진기자들이 기자실에 '난입'했다. 일본의 주요 스포츠신문사마다 한 명씩은 들어온 듯 5명은 돼 보였다. 그리고 이들은 6회초 야쿠르트의 어떤 우완 투수가 등판하자 일제히 기자실에서 정면으로 내다보이는 마운드를 향해 플래시를 터뜨렸다. 하도 이상해서 일본 취재기자에게 '왜 저러냐'라고 물어보니 "지금 올라온 투수가 마스부치 다쓰요시(19)란 이름의 야쿠르트 전체 1지명 신인 투수다. 오늘이 실전 데뷔 등판이어서 이런다"라고 설명해줬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투수가 마쓰자카(현 보스턴)나 다르빗슈(현 니혼햄), 사이토(대학 진학)처럼 고시엔 우승 투수도 아니란 점이다. 교도통신의 한 기자는 "마스부치는 고시엔에 나가진 못했다. 그러나 사이타마현 지역 예선 결승까지 진출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도대항전 결승 진출 고교의 에이스 정도 되는 수준의 투수를 취재하려고 유수의 신문사가 경쟁을 벌이는 셈이었다. 마스부치는 결과적으로 6~7회에 걸쳐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진영을 프로 데뷔 첫 삼진의 제물로 만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일본 취재 기자단에서 '난리'가 났다. 이진영에 대해 "WBC에서 멋진 수비를 보여준 그 우익수가 맞냐"며 확인을 했고, 범타 처리한 박경완-김재현에 대해서도 질문이 쇄도했다. 박경완이 '한국 프로야구 포수 최다 홈런 타자'라고 소개하자 일본 취재진은 정확한 홈런 숫자까지 물어보는 등 열성이었다. 한국 야구의 '넘버원 신인'이라 할 김광현(19)에 대해서도 우리 언론은 이 정도까지는 못할 듯 싶었다. 일본의 야구 열기와 더불어 숱한 슈퍼스타들이 메이저리그로 유출되어도 왜 그들의 프로야구가 견뎌내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sgoi@osen.co.kr 마스부치 다쓰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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