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에는 열심히 하지 않아도 좋은 기록이 나왔는데 프로에 오자마자 다치고 나니까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더군요".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1일 열린 안양 KT&G와의 2006~20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고감도 3점포로 소속팀 울산 모비스의 올시즌 30승을 이끈 김동우(27)의 얘기다. 김동우는 지난 2003년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당시 최희암 모비스 감독에게 입단한 기대주. 그러나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게으른 천재'라는 별명이 그를 계속 따라다녔고 시즌마다 부상을 입으며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2004~2005 시즌에는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발바닥 인대를 다쳐 일본과 독일을 오가며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고 지난 2005~2006 시즌 후반부터 기용되기 시작했다. 김동우는 "원래 슛 거리가 짧았었는데 부상을 당해 점프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3점슛을 연습하다보니 지금은 오히려 3점슛 거리가 길어졌다"며 "치료와 재활을 받으면서 벤치에 앉아 뒤를 많이 돌아봤고 여유를 갖는 계기가 됐다. 아프면서 배운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슛 감각이 좋지 못했지만 이날 7개 가운데 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김동우는 "그동안 조급한 마음에 기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지 않고 무리하게 던지는 바람에 적중률이 떨어졌다"며 "역시 슈팅 정확도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또 김동우는 "대학 때는 열심히 하지 않아도 꾸준히 내 실력과 성적이 나왔는데 프로는 잘하는 선수들만 모인 곳이라 역시 달랐다"며 "대학 시절에는 내가 공격의 중심이 됐지만 프로에 와서는 용병들 위주로 공격이 이뤄지고 그 뒤를 지원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김동우는 "부상을 당해서 벤치에만 앉아있을 때 코트에 뛰는 선수만 봐도 부러웠고 다시 농구할 수 있게 된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그 때가 계기가 되어 게으른 성격을 고친 것 같다"며 "그동안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수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해 '아픈만큼 성숙해졌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편 경기 직전 "김동우는 슈터이고 우리 팀 공격력을 위해 필요한 선수"라고 밝혔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김동우는 큰 신장을 이용해 상대의 미스 매치때 포스트 플레이도 가능하고 슛 거리가 긴 공격수"라며 "하지만 몸싸움이 적극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다. 앞으로 자신감을 되찾아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