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도 모릅니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21일 오후 1시부터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야쿠르트와 평가전을 가졌다. 경기 도중 SK 관계자를 만나 경기 후 스케줄을 물으니 "귀신도 모른다"는 '황당 답변'이 돌아왔다. 오직 김성근 감독의 의중에 따라 팀이 움직인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평가전을 무색케 할 만큼 치열했던 야쿠르트와의 4-4 무승부를 이끌어낸 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숙소 대신 훈련장인 구시카와 구장으로 향했다. "오늘처럼만 하면 재밌지"라며 경기 내용에 만족스러워 했음에도 이 정도였다. 덕분에 취재진도 해 떨어질 무렵에 다시 구시카와로 옮겨 가야 했다. 이곳에서 김성근 감독은 이진영-최정-박연수-조동화 등 일부 타자들의 특타를 지도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성에 안 차는 선수는 따로 불러내 1대1로 지도했다. 마침 이 구장 바로 옆 미니 운동장에서 성균관대도 전훈을 치르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프로팀인 SK의 특타는 성균관대의 훈련이 끝난 6시 무렵에도 계속 이어졌다. '경기 후 밤 8시까지 특훈'의 진상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당일 훈련 내용(평가전의 질이 나쁘면 더 가혹해진다는 전언)이나 특타 대상자 결정권도 김 감독에게 있다는 점이다. 특타에서 제외된 투수나 야수들은 식사를 한 뒤 실내 연습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나서야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니 선수들에게 외출이나 여가는 언감생심이다. 유일한 구세주는 비인데 날씨마저 연일 화창해 선수들을 저버리고(?) 있다. 그러나 하늘이 불쌍히 여겼는지 22일 새벽부터 비를 내려줘 선수단에게 휴식을 줬다. 비가 없었더라면 SK는 아침 훈련->니혼햄과 평가전->저녁 특훈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일정이었다. 이마저도 김 감독의 변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SK는 프로 구단 중 상대적으로 프런트가 진보적이고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팀이다. 그러나 선수 훈련과 운용에 대해서는 김 감독의 권한이 상상 이상으로 철저히 보장되는 인상이었다. 딱 하루 둘러봤지만 SK 캠프를 지켜본 첫 인상은 '모든 길은 김성근으로 통한다'였다. sgoi@osen.co.kr 김성근 감독=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