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큰 무대에서는 경험과 노련미가 먹혔다. 22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이틀간 유럽 전역에서 펼쳐졌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8경기에서는 경험많고 노련한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렸다. 특히 이들은 팀 내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어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먼저 테이프를 끊은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 라이언 긱스였다. 긱스는 지난 21일 릴(프랑스)과의 16강전에서 노련한 모습을 보이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골키퍼들이 미처 준비를 갖추지 못한 사이 볼을 차 넣어 결승골을 뽑아냈다.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를 갖춘 긱스의 기지가 번뜩이는 장면이었다. 이 골은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던 것으로 소위 '프리킥 기습 사건' 이라는 말을 만들며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긱스가 프랑스에서 영리한 슛을 넣는 동안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는 데이빗 베컴이 날고 있었다. 한때 긱스와 함께 맨유의 오른쪽을 담당하기도 했던 그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맨유에서만큼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특히 올 시즌 파비오 카펠로 감독 부임 후에는 더욱 괄시를 받았다. LA 갤럭시 이적 확정 후에는 괘씸죄에 걸려 출전조차 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컴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3골에 모두 관여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경기에서는 베컴 외에도 라울 곤살레스, 루드 반니스텔로이 등 베테랑 선수들이 한 몫하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22일 벌어진 경기에서도 베테랑들의 활약이 빛났다. 리버풀의 왼쪽 풀백인 욘 아르네 리세는 잉글랜드 클럽의 무덤이라는 노우 캄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리세는 1-1로 맞서던 후반 30분 크레이그 벨라미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 논스톱슛을 터뜨렸다. 포르투갈에서는 안드리 셰브첸코(첼시)가 자신의 기량을 뽑냈다. 셰브첸코는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아르옌 로벤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셰브첸코인만큼 이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bbadagun@osen.co.kr 긱스-베컴-리세-셰브첸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