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빅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34, 뉴욕 메츠)가 최근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11월 말 대만에서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일본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아시아의 거포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도 지난 22일 입국때 올림픽 예선 참가 의사를 밝히며 박찬호의 뒤를 따랐다. 아시아 지역에 한 장뿐인 올림픽 출전 티켓 획득을 지상과제로 여기고 있는 한국야구로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박찬호 등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 중인 빅리거들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선수들로 다시 한 번 ‘드림팀’을 결성하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박찬호와 이승엽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겠다는 소식은 천군만마인 것이다. 조만간 대표팀 상비군을 구성할 KBO는 박찬호, 이승엽을 비롯해 빅리거들과 해외파, 그리고 국내 대표 후보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박찬호처럼 국제대회 금메달로 병역특례혜택을 받은 선수가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국선수들 특히 병역을 마친 선수들은 부상 등을 염려하며 비중있는 대회가 아니면 국가의 부름에 쉽게 응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과 라이벌인 대만은 안전장치와 선수들의 자발적 지원으로 한국보다는 국가대표팀 구성이훨씬 수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은 한국처럼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올리면 병역특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12일간의 기초 군사훈련만 받으면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4주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 한국과 비슷하다. 그러나 대만은 사후관리가 한국보다 낫다. 대만은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선수들은 5년간 의무적으로 국가대표팀에서 봉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활동 중이어도 국가에서 대표선수로 부르면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뉴욕 양키스의 특급 선발인 왕젠밍은 예외적으로 대만야구협회와 양키스가 이면계약을 맺고 대표 출전을 기간이 아니라 횟수로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대만은 병역을 마쳐야만 프로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미 군복무를 마친 프로 선수들도 대표팀에 선발되면 ‘영광’으로 여기며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부상 등을 핑계로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대만 국가대표팀은 특급 선수들의 지원으로 최강팀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한국 야구계 인사들은 “우리 선수들도 배워야 한다. 예전 아마야구에서 국가대표팀을 구성할 때는 서로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경쟁을 벌였고 대표가 되면 정말 영광으로 알았다. 사명감을 갖고 대표선수로 활동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정신력에서 차원이 틀리다”며 한국 대표선수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국 대표팀이 대만을 꺾고 작년 아시안게임의 치욕을 씻고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소명의식을 갖는 정신력 무장부터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sun@osen.co.kr 지난해 WBC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뒤 박찬호가 태극기를 들고 동료들과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