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선동렬 '입씨름', 올 최고 '화두'
OSEN 기자
발행 2007.02.23 14: 42

김재박(53) LG 트윈스 감독과 선동렬(44) 삼성 감독간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상대를 의식한 발언들을 주고받으며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포문은 김재박 감독이 먼저 열였다. 15년 만에 친정팀 LG 트윈스 사령탑으로 복귀한 김 감독은 지난해 삼성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직후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돈을 주고 좋은 선수들을 데려왔는데 그 멤버로 우승 못하면 말이 안 된다"며 은근히 선동렬 삼성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선 감독은 "LG도 좋은 전력이다. 계속 하위권에 처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맞받아친 바 있다. 그리고 소강 상태에 머물던 양 감독의 신경전은 전훈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선 감독이 한 방을 날렸다. 선 감독은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로 취재 온 한국 기자들과 대화 중 올 시즌 LG 선발진을 거론하며 "우리와 비교하면 너무 부럽다. 서로 투수들을 바꾸자고 하면 당장에라도 바꾸겠다. 그 멤버라면 우승해야 한다" 면서 김 감독의 신경을 건드렸다. 작년 김 감독이 삼성을 공격한 이후 4개월 여 만의 반격인 셈이다. 선 감독은 구체적으로 LG 선발투수로 박명환 하리칼라 봉중근 이승호 최원호 정재복 김광삼 심수창 등을 꼽으면서 삼성은 올 시즌 선발진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걱정이라며 LG 선발진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에 한국 기자들과 이날 저녁 식사를 같이 한 자리서 김재박 감독은 "8위팀이 우승이라니 다 우승하겠네"라며 "삼성 외에는 라이벌로 생각하는 구단이 없다"고 응수했다. 한편 삼성은 에이스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 시즌을 뛰지 못하게 됨에 따라 제이미 브라운, 크리스 윌슨 등 용병 2명과 전병호를 선발로 내정했다. 여기에 윤성환 정홍준 임동규 임창용 권혁 안지만을 선발 후보로 고려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투수진 운용에 대한 윤곽을 잡지 못한 터라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어 선 감독은 울상이다. 선 감독이 의도적으로 김 감독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LG를 이끌고 있는 양 사령탑의 미묘한 신경전이 앞으로도 볼 만하게 됐다. 당장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연습경기뿐만 아니라 시범경기 나아가 시즌에 들어가서도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한국시리즈 4회 우승(김재박), 2회 우승(선동렬)의 업적을 쌓은 스타 감독들이 라이벌 구단의 사령탑으로서 이처럼 날을 세우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야구팬들에게는 또다른 흥미거리가 되고 있다.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 가장 재미있다고 하지 않는가.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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