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왜 왔대? 나가라고 해". 김재박 감독 체제 출범 후 LG 트윈스의 첫 타팀 상대 평가전(쇼난)이 열리기 직전의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 식당에서 낮지만 단호한 김재박 감독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 감독에게 무언가를 보고한 구단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확인 결과 김 감독이 언짢게 여긴 이유는 삼성 운영팀의 유동효 과장이 LG 전력 분석을 위해 구장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LG 투수들을 주면 우승해 보이겠다'는 식의 선동렬 삼성 감독의 '도발'에 김 감독의 심기가 편치 않았음을 족히 짐작할 만한 광경이었다. 사람 좋은 LG 직원들이 차마 '나가라'고 말은 못했으나 덕아웃의 냉랭한 기류는 홈 플레이트 뒷편에 자리한 유 과장에게도 어느 만큼 감지된 모양이다. 자세한 내막은 몰랐겠지만 유 과장은 "한 수 배우러 왔는데 너무 의식한다"라고 마치 삼성과 LG의 지난해 순위를 반대로 아는 듯 말했다. 여기다 당일 경기가 없던 삼성의 김재하 단장까지 LG전 관람을 위해 구장에 나타나자 분위기는 더 미묘해졌다. 왜냐하면 구본준 트윈스 구단주대행 이하 LG의 최고위층 임원들도 경기 참관을 위해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내리자마자 가데나 구장으로 올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여기다 SK 분석요원까지 구장에 나타나자 LG로선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었다. 삼성 김 단장은 5회 무렵 구장을 빠져나갔고 이후 6회쯤 LG CEO들이 단체 입장했다. 반면 SK-삼성의 분석 요원들은 끝까지 남아 LG의 경기를 체크했다. 특히 LG 새 용병타자 페드로 발데스를 집중 체크하는 듯 보였다. LG는 먼저 실전에 들어간 SK와 삼성의 평가전에 분석요원을 일체 파견하지 않았다고 한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