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높이-스피드 '양날'로 SK 제압
OSEN 기자
발행 2007.02.24 18: 03

서울 삼성에는 서장훈과 올루미데 오예데지 등 센터가 있고 이규섭이라는 장신 포워드까지 있다. KBL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팀이 바로 삼성이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후반과 포스트시즌부터 새롭게 들고 나온 무기가 있다. 바로 강혁과 이정석을 앞세운 스피드다. 스피드와 높이를 앞세워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챔피언에 등극한 삼성은 이번 시즌 들어 스피드와 높이라는 2개의 무기를 더욱 날카롭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사실 안준호 삼성 감독이 스피드와 높이를 모두 구사하려고 마음 먹은 것은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때문이었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서장훈과 이규섭이 모두 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에 강혁과 이정석에 '루키 가드' 이원수까지 내세우는 '스리 가드 시스템'까지 들고 나온 삼성은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선전을 펼쳤다. 다소 조직력이 맞지 않으며 시즌 중반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다시 기력을 회복하며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거두며 공동 2위그룹과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인 4위 삼성으로서는 안 감독의 시즌 전 준비가 적절했던 셈이다. 높이만을 앞세우지 않고 스피드라는 장점까지 있는 삼성은 24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도 '양날 농구'를 그대로 보여줬다. 삼성은 2쿼터 후반 20점차까지 뒤졌지만 서장훈과 오예데지를 앞세운 높이를 계속 유지했고 골밑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점수차를 계속 줄여나갔다. 3쿼터까지 높이의 농구를 내세운 삼성은 4쿼터에는 철저하게 빠른 농구로 SK의 수비진을 농락했다. 서장훈을 4쿼터에 완전히 배제한 채 강혁과 이정석, 네이트 존슨을 풀가동한 삼성은 결국 강혁의 연속 2개 2점슛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빠른 발로 SK의 득점을 7분 가까이 무득점으로 묶으며 11점차의 완승을 이끌어냈다. 점수차만 생각한다면 31점의 승부였던 것이다. 지난 3라운드에서도 27점차의 열세를 뒤집고 SK에 연장 역전승을 거뒀던 삼성의 안준호 감독은 "지난 3라운드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역전승을 거둔 적이 남아있어 크게 지고 있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선수들에게 남아있다"며 "3쿼터까지 높이를 앞세워 추격했다면 4쿼터는 빠른 발을 무기로 역전시켰다. 우리 팀의 '두 색깔 농구'를 여실히 보여준 한판"이라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tankpar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