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Fairytale)', '꿈(Dream)'. 미들스브러의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25일(한국시간) 새벽 벌어진 레딩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인저리타임까지 9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이동국(28, 미들스브러)을 다룬 기사에서 나온 단어들이다. 미들스브러 구단 공식 홈페이지(www.mfc.co.uk)는 이동국이 왼발 발리슈팅으로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며 '데뷔전 첫 슈팅 득점'을 놓친 것을 두고 '이동국을 위한 동화가 될 뻔했다'는 제목으로 아쉬워하면서도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동국은 스튜어트 다우닝의 정확한 크로스를 받아 발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10cm만 왼쪽으로 갔어도 대기록을 남길 수도 있었던 상황. 하지만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동국의 짧은 출전에 대해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동국에게 조금 더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였지만 워낙 아예그베니 야쿠부와 마크 비두카가 잘해준 것이 문제였다"며 "그러나 이동국이 출전 엔트리에 포함되기를 원했고 좋은 활약을 펼쳐 기쁘다. 이동국에게 환상적인 출발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 축구에게 첫 맛을 보여줬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아직 체력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적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여 이동국이 당장 좋은 활약을 펼치기를 바라기보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웨스트 브롬위치 앨비언(챔피언리그, 2부)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등록선수 명단에 포함됐던 이동국은 재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득점포를 노릴 예정이다. 한편 영국 스포츠 전문채널 인터넷판(www.skysports.com)은 겨우 9분을 뛴 이동국에게 '꿈에 다가갔다'는 평가와 함께 7점을 부여했다. 8점을 받은 비두카에 이어 야쿠부, 다우닝, 조너선 우드게이트, 리 카터몰, 조지 보아텡과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 출전 시간이 10분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짧았음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이동국의 데뷔전 모습이 뛰어났으며 앞으로의 활약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도전이라는 꿈을 갖고 있던 '사자왕'의 도전은 이제부터 현실이 됐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