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김광현이 왜 별로였냐면..."
OSEN 기자
발행 2007.02.25 10: 33

'김광현이 왜 저래?'. 2이닝 무실점.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구장에서 LG와 평가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SK 좌완 루키 김광현(19)의 기록이다. 결과만 보면 무난한 투구로 보이지만 5회에는 1사 만루까지 몰렸다. 4회도 3자범퇴로 끝냈지만 전부 초구에 볼을 기록해 볼 카운트가 몰렸다. 5회엔 볼넷 2개에 폭투까지 나왔다. 8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모조리 초구 볼이었고 0-3 카운트만 3번 있었다. 스피드 등 다른 점은 제쳐두고, 일단 스트라이크를 못 넣고 있었다. 이 경기만 놓고 보면 '그동안 들어온 소문이 거품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이날 저녁 기자들과 식사 자리서 김성근 SK 감독의 해석은 각도가 달랐다. 컨트롤이 아직 미숙하고, 볼 카운트 조절도 나빴지만 그 원인은 김광현보다는 포수 정상호에게 있었다는 게 김 감독의 진단이었다. 김 감독은 "둘이 다 똑같았다"는 농담을 섞으며 볼 배합이나 코스 선택이 아직 무르익지 않은 정상호의 투수 리드와 그걸 곧이 곧대로 따라간 김광현의 어리숙함을 지적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박경완이 포수를 보면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 김광현의 구위 자체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인정했다. 또 하나 김광현이 돋보였던 부분은 공이 뜻대로 안 들어가고, 위기에 몰려도 한 번씩 웃을 뿐 당황한 기색을 노출하지 않는 담대함이었다. 양상문 LG 투수코치 역시 "시즌 들어가서 지금처럼만 구위가 나와도 특A"라고 칭찬했다. sgoi@osen.co.kr 지난 24일 LG전서 투구하는 김광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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