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지상파 TV, '시선 둘 곳이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7.02.26 09: 21

일요일 저녁 6시, 온 가족이 저녁 식사를 앞두고 도란 도란 TV를 시청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과연 국내 지상파 TV들은 휴일 프라임 타임 때 가족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방송을 하고 있을까? 적어도 25일 저녁 3개 지상파 채널에는 마땅히 눈 둘 곳이 없었다. 아이들이랑 같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벗어젖힌 여가수들이 나이트 클럽을 방불케하는 섹시 댄스를 선보이고, 나이 든 중년 연예인들이 신들린 듯 '딸랑 딸랑'을 외치며, 곤경에 빠진 몰카 주인공은 연신 비지땀을 흘렸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는 커녕 곤혹과 짜증을 잔뜩 안기는 편성이다. 시청자들의 비판 도마에 자주 오르는 MBC '돌아온 몰래 카메라'. 이날은 김구라를 주인공 삼아 고교 후배들에게 바가지를 쓰는 설정을 잡았다. 고교 동창이자 친구인 지상렬 등이 바람을 잡고 한 고깃집의 후배 회식비를 몽땅 김구라에게 계산토록 몰고간 것이다. 제작진이 김구라에게 내민 계산서 청구액은 180만원. 자신이 수십명 회식비를 부담하라는 압력에 식은 땀을 민망할 정도로 흘리던 김구라는 금액을 본 순간부터 짜증을 감추지 못했다. 보는 시청자에게도 김구라의 황당함이 그대로 전달되면서 웃음 보다는 혀를 찰 분위기가 이어졌다. 장막 뒤에서 이경규만 신이 나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건 그 자체로 한편의 코미디였다. '여걸식스'의 젊은 여성들을 중년 남성 출연자로만 바꾼듯한 포맷의 KBS '쾌남시대'. 태진아 노주현 이계인 박철 노홍철 등이 '안나오면 쳐들어간다 쿵짝'을 노래하면 연신 '딸랑 딸랑' 중이다. 연예인끼리 게임을 즐기는 노는 프로들이 인기라지만 사장, 이사, 부장, 과장, 대리, 사원으로 등급을 정하고 상사에게 '딸랑 딸랑' 아부하는 장면은 썩 반갑지 않다는 여론이다. 같은 시간, SBS '뉴 엑스맨' 스타 배틀 코너에서는 솔로 앨범을 발표한 서인영이 새롭게 '치골 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허벅지 끝선이 엿보일 정도로 짧은 핫팬츠에 치골을 드러내는 배꼽 티, 요염하게 흔드는 그의 댄스를 지켜보는 남성 출연자들의 응큼(?) 시선을 카메라는 놓치지 않았다. 스타 배틀은 최근 여가수들의 선정적인 율동이 부쩍 잦아져 학부모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진부하면서 선정적이고 자극만을 강조하는 일요일 저녁 지상파 TV 프로, 요즘 가족 시청자들은 애꿎은 밥상만 쳐다보라는 건지. mcgwire@osen.co.kr '쾌남시대' MC 강수정 김제동(KBS 제공), '몰래카메라' 이경규(MBC 제공), '뉴 엑스맨' 유재석(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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