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2007시즌은 감독들의 치열한 '8국지'가 예고되고 있다. 올해는 3개팀 사령탑이 새로 바뀌는 등 어느 때보다 감독들의 지략대결이 예상된다. 여기에 갈수록 '라이벌 의식'이 가미되면서 시즌에 돌입하면 불꽃 튀는 접전이 전망되고 있다. 일단 4개팀 감독들은 벌써부터 '으르렁 거리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60대 노장 감독들인 김성근(65) SK 감독과 김인식(60) 한화 감독이 '지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프로야구 흥행 차원에서 작년 '괴물 좌완 신인'인 한화 류현진과 올해 거물 신인으로 기대되는 좌완 SK 김광현을 맞대결시키자고 제안했으나 김인식 한화 감독이 '누구 좋으라고'라며 거절하면서 날이 세워졌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의 신'으로 불리우며 4년 만의 감독 복귀 무대를 벼르면서 '국민감독'으로 자리잡은 김인식 감독과의 일전을 기대케하고 있다. 60대 '김의 전쟁' 못지않게 재계라이벌인 LG와 삼성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재박(53) LG 감독과 선동렬(44) 삼성 감독의 양보할 수 없는 '최고 감독 대결'도 볼 만할 전망이다. 작년 시즌 종료 후 김재박 감독이 LG 감독에 부임한 후 "돈을 주고 좋은 선수들을 데려왔는데 그 멤버로 우승 못하면 말이 안 된다"며 은근히 선동렬 삼성 감독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선동렬 감독은 최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LG 선발진을 거론하며 "우리와 비교하면 너무 부럽다. 서로 투수들을 바꾸자고 하면 당장에라도 바꾸겠다. 그 멤버라면 우승해야 한다" 면서 김 감독의 신경을 건드렸다. 작년 김 감독이 삼성을 공격한 이후 4개월 여 만의 반격인 셈이다. 이처럼 4개 구단 감독들이 신경전을 펼치면서 라이벌전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4개 구단 감독들은 '우리는 다 적'이라며 올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김재박 LG 감독이 '두산은 우리 라이벌이 아니다'라는 발언에 두산 김경문(49) 감독은 "우리를 빼줘서 고맙다"고 반어법으로 되받으며 올 시즌 각오를 다졌다. 또 구단 매각 사태로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미국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2차 전훈지인 일본 가고시마로 출발하는 김시진(49) 현대 감독은 '누구를 라이벌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7개구단 모두가 다 이겨야 할 상대들이다. 하다보면 라이벌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며 시즌을 치르면서 '라이벌을 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프로야구판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는 감독들의 신경전 속에서 '나홀로 전력 다지기'에 한창인 강병철(61) 롯데 감독과 서정환(52) KIA 감독은 아직 '누구를 타깃으로 삼을 것'인지는 밝히고 있지 않다. 하지만 '모두가 적'이라는 인식아래 올 시즌 4강 진출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팀전력 담금질에 한창이다.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해야한다는 당위성을 부과한다는 의미에서 좋다고 본다'는 김시진 감독의 말처럼 올 시즌은 감독들의 '라이벌 열전'으로 프로야구의 흥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sun@osen.co.kr 지난 1월 4일 한국야구위원회에서 회동한 뒤 합동 기자회견을 갖는 8개 구단 감독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