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일본시리즈 우승팀이라 강하대". 지난 27일 일본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 야쿠르트와 평가전 후 인터뷰서 김재박(53) LG 트윈스 감독은 특유의 여유를 띠었다. 비록 3-4로 석패하긴 했으나 알찬 내용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는 인상이었다. 실제 야쿠르트는 일본 구심의 은근한(?) 지원 하에 대량실점 위기를 피해나가다 LG 불펜 투수들이 등판했던 6회 3득점, 겨우 역전할 수 있었다. 후루타 야쿠르트 감독은 4-3으로 쫓기던 8회말에는 1사 1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기까지 했다. 9회초에도 LG는 투아웃 뒤 만루까지 만들어냈고 노 스트라이크 스리 볼까지 몰고갔으나 결국에는 최동수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가 경기가 끝났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잘 풀린 것 같다. 경기를 할수록 더 나아질 것"이라 호평했다. 이어 김 감독은 바로 전날 니혼햄서 22실점한 부분에 대해서는 "니혼햄이 우리보다 페이스가 더 빠르고, 1군이었다"라고 말했다. 야쿠르트도 1군 최정예였다고 하자 김 감독은 씩 웃으며 "거기(니혼햄)는 일본시리즈 우승팀이잖아"라고만 했다. 김 감독은 전날 패배에 대해 특별히 선수들을 질책하진 않았다고 했다. 대신 양상문 투수코치가 "니혼햄이 우승팀이긴 하지만 100%는 아니지 않는가. 워낙 잘 쳤으니 이해는 가지만 도망가는 피칭으로 실점한 부분을 지적했다"라고 들려줬다. 전문 코치들을 신임하고 일정 한도 내에서 권한을 위임하는 김 감독의 운용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편 김 감독은 용병 하리칼라와 발데스에 대해서는 "하리칼라는 검증된 투수니까 걱정 안 한다. 발데스 역시 푸에르토리코에서 경기를 뛰다 와 경기 감각이 살아있다"고 낙관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