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지라디, 감독 재임 중 이적행위하다니' 발끈
OSEN 기자
발행 2007.02.28 08: 41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적들을 이롭게 하다니'. 플로리다 말린스 관계자들이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조 지라디 전 감독의 과거 행동에 격분하고 있다. 감독 재임 시절인 지난해 라이벌 구단 투수에게 피칭에 대해 조언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까닭이다. AP통신은 28일(한국시간) 플로리다 구단 관계자들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7월 31일 플로리다는 필라델피아 원정경기를 치렀다. 당시 플로리다와 필라델피아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상황. 플로리다는 그 경기서 필라델피아 선발로 나선 존 리버를 두들겨 15-2로 완승했다. 덕분에 플로리다는 필라델피아에 0.5경기차로 바짝 다가섰다. 그런데 그 경기 직후 지라디가 리버와 전화통화로 조언했다는 사실이 리버의 발언으로 밝혀졌다. 리버는 최근 지역 신문 와 인터뷰에서 "당시 경기서 난타당한 뒤 지라디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자 '우리 타자들이 말하길 네 공이 너무 밋밋하다고 한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전했다. 지라디와 리버는 지난 2000∼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는 절친한 사이. 리버로선 친형 같은 지라디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연락을 취했고 지라디는 친절하게 답변을 해준 것이다. 그러나 플로리다 관계자들은 이 사실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해도 감독이 라이벌 구단 투수에게 조언을 해준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이적행위라는 주장이다. AP에 따르면 래리 바인페스트 단장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익명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플로리다 프런트는 리버의 발언이 공개된 직후 매우 분노하는 분위기다. 지라디는 약체로 평가받은 플로리다를 맡아 지난해 승률 4할8푼1리(78승 84패)를 기록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은 좌절됐지만 시즌 후반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에 뛰어들면서 큰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제프리 로리아 구단주와 시즌 내내 불화를 빚으면서 정규시즌 뒤 전격 해고돼 지금은 야인 신세다. 그는 프랭크 로빈슨 전 감독이 떠난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감독 제의를 받았으나 이를 뿌리치고 뉴욕 양키스 전담 방송인 'YES'와 해설자 계약을 맺었다. 뉴욕 언론에서는 지라디가 양키스 소유의 방송국에 합류한 것은 올 시즌 뒤 계약이 만료되는 조 토리 감독의 후임 자리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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