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한국을 4강에 올려놓았던 거스 히딩크(61) 러시아 대표팀 감독이 탈세혐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네덜란드 남부 덴보시 법원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선고 공판에서 지난해 7월 탈세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히딩크 감독에게 4만 5000유로(약 5596만 원)의 벌금형과 함께 징역 6개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로써 히딩크 감독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징역형을 면했지만 명성에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에 흠집이 났을 뿐만 아니라 '히딩크의 마법'도 그 힘을 잃고 있는 형국이어서 자신의 축구인생의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네덜란드와 한국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두 대회 연속 월드컵 4강에 올라 '마법사'로서의 명성을 유지한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을 4강에 올려놓는 등 지도력을 발휘해왔다. 이어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5~2006 시즌 PSV 아인트호벤과 호주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며 PSV 아인트호벤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우승으로 이끔과 동시에 호주를 32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시켜 독일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는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 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은 그야말로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러시아 대표팀을 맡았지만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지도력을 의심받고 있고 지난 8일에는 네덜란드에 1-4로 대패하기도 했다. 현재 러시아는 2008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8) 예선에서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마케도니아 등과 함께 E조에 속해 승점 8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은데다 승점 7로 3위를 달리고 있는 잉글랜드와 2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여기에 징역 10개월형을 주장했던 네덜란드 검찰이 항소할 뜻을 밝혀 사건이 2심으로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은 앞으로도 탈세 공방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