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 "5년 후면 중국에도 이긴다는 보장없다"
OSEN 기자
발행 2007.02.28 09: 30

“감독할 때보다도 힘들다”. 지난 27일 오후 야구회관 7층에서 만난 이광환(59. 전 LG 감독)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은 요즘 몸도 마음도 바쁘다면서 한국야구 미래에 대해 걱정을 크게 했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머리가 아픈 현장 감독으로 활동할 때보다 야구 발전의 한 몫을 해내야 하는 KBO 육성위원장 자리가 더 힘들다고 고개를 흔들면서 난국 타개에 야구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소년 야구 육성, 실업야구 부활 노력, 야구저변 및 야구장 인프라 확대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이광환 위원장은 “축구에 비해 야구는 저변이 너무 좁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5년 후에 약체라는 중국한테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며 야구계의 대분발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대표팀 감독을 두고 선수 육성에 주력하고 있어 5년 후에는 대표팀간 맞대결에서 한국이 승리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때가 되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지역 예선 통과도 힘들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야구 저변이 두터운 대만은 물론이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에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우리 프로야구 주축인 스타 선수들이 15년 전 프로야구 최고 인기 시대에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이후를 맡아줄 기대주들이 부족하다. 점점 침체되고 있는 유소년 야구를 하루 빨리 되살려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야구장 증설 및 유소년 야구 활성화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이 위원장은 “전국에 축구장은 1200개 가까이 되는 반면 야구장은 50개에 불과하다. 지자체 등을 설득해 먼저 야구장을 많이 늘려야 한다. 그래야 유소년들이 마음 놓고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마당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야구계가 인프라 확대를 위해 힘을 쏟는 한편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더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축구는 유소년에 쓰는 한 해 예산이 62억 원이다. 야구는 15억 원에 그치고 있다”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유소년 야구 및 어린이 팬 확보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구 저변확대 및 발전을 위해 ‘한국여자야구연맹’ 창립에도 나서게 됐다는 이 위원장은 프로야구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위원장은 프로야구가 최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1994년 LG 트윈스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야구의 전성기를 보냈기에 침체된 야구계 현실에 더욱 가슴아파하고 있는 것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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