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딩 FC에서 활약 중인 설기현(28)이 팬들의 신임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기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마데스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FA컵 16강전 재경기에 출전, 68분간 뛰면서 후반 6분과 7분 각각 박지성과 브라운을 제치고 위력적인 크로스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레딩의 패배였다. 전반 6분에 가브리엘 에인세(29), 루이 사아(29), 올레 군나르 솔샤스(34)가 소나기 골을 퍼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데이브 킷슨(27)과 르로이 리타(23)가 두 골을 만회한 레딩을 3-2로 제압했다. 설기현은 이날 전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섰고 특기인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주는 등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레딩의 스티브 코펠 감독도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린 경기였다. 그럼에도 FA컵에서 좋은 성적을 바라는 팬들의 의견은 설기현에 대한 불만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레딩 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www.royals.org)가 자체적으로 매긴 선수 평점에서 설기현은 대부분 4점을 받았고 일부 팬들은 "점수조차 줄 수 없다"는 의외의 반응도 보였다. 이런 평가에 이어 'SEOL'이라는 제목으로 의견을 모은 부분이 있었는데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starbug'라는 팬은 "설기현이 이처럼 플레이한다면 다시는 1군에 들 수 없을 것이다"고 했고, 'Adrian's Fool'는 "그는 최근에 경기력이 떨어졌다. 1군에서 플레이하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설기현의 출장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심지어는 '72 bus'를 비롯한 몇몇 팬들은 "다시는 설기현을 보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심한 욕을 써 놓은 경우도 있었다. 물론 설기현이 교체된 후 레딩 선수들의 플레이는 더욱 힘이 나는 모습이었다. 전반 초반에 연속으로 세 골을 실점한 후 레딩은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레딩은 만회골을 넣지 못하다 설기현과 케빈 도일이 교체된 후 득점에 성공, 레딩 팬들에게는 미리 교체하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생기게 됐던 것이다. 한편 설기현은 경기가 끝난 후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과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않아 불화가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낳고 있다. 시즌 초반 활기찬 모습을 보이다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설기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