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보스턴을 떠나느냐 마느냐로 매년 시끄러운 소동을 벌여온 매니 라미레스(35)가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라미레스의 대리인인 진 마토는 1일(한국시간) 와 인터뷰에서 "매니는 현재 보스턴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보스턴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내게 알려왔다"고 말했다. 라미레스가 선수 생활을 보스턴에서 마치고 싶다는 얘기는 다소 의외로 여겨진다. 그는 보스턴에서 활약하는 내내 구단과 이적 문제로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해 초 트레이드를 요구했으나 보스턴은 이를 거절했고 이번 겨울에는 LA 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서부 구단으로의 이적설이 제기됐지만 불발에 그쳤다. 오프시즌이면 라미레스 이적설이 연례행사처럼 보스턴 지역 언론을 도배하고 있다. 구단에 불만이 적지 않은 그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하면서 시위를 벌였고, 올해 역시 모친의 수술을 이유로 동료들보다 뒤늦게 캠프에 참가했다. 라미레스가 보스턴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힌 이유는 확신할 수 없지만 계약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8년 1억 6000만 달러에 클리블랜드를 떠나 보스턴에 입단한 라미레스는 내년이면 현행 계약이 종료된다. 문제는 2009년과 2010년 구단 옵션. 그 액수가 자그마치 합계 4000만 달러에 달한다. 옵션 행사 여부는 전적으로 보스턴 측의 의중에 달려 있다. 칼자루를 쥔 구단이 이제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라미레스를 내년까지만 쓰고 내친다면 라미레스는 선수생활의 말년에 엄청난 거액을 손해볼 수밖에 없다. 팀내에서 라미레스와 가장 가까운 친구인 훌리안 타바레스는 이에 대해 "제니퍼 로페스의 키스를 거부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 4000만 달러에 달하는 옵션을 앞두고 있는 라미레스도 당연히 구단이 이를 행사하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엄청난 거액을 눈앞에 둔 라미레스가 구단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략을 달리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지난해 130경기에 출전한 라미레스는 타율 3할2푼1리 35홈런 102타점으로 변함없는 맹타를 선보였다. 빅리그 14년 통산 타율 3할1푼4리 470홈런 1516타점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 대망의 500홈런 달성이 유력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우타자이자 올스타 10회 경력을 자랑하는 그가 과연 보스턴에서 커리어를 마감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