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지배자는 여전히 두산이다". 올해 부임 4년째를 맞는 김경문(49) 두산 감독이 김재박(53) 감독이 이끄는 LG와의 한지붕 라이벌 싸움에서 은근히 우위론을 강조했다. 현대 시절 양팀간 대결에서 밀리지 않은 데다 힘있는 타선을 앞세워 올해도 LG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지켜보며 새롭게 라이벌이 된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감독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김 감독님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야구를 어떻게 하든 김 감독님은 이기는 경기를 잘한다. LG의 전력도 좋아졌다. 그러나 우린 재미있는 경기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재미 있는 야구는 바로 화끈한 공격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두산 타선은 지난해에 비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아온 '코뿔소' 김동주와 홍성흔을 주축으로 앞뒤에 배치된 유재웅과 최준석은 일발 장타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발굴한 이종욱과 고영민과 노련한 안경현까지 구색이 잘 맞춰있다. 김 감독은 "LG 마운드가 많이 좋아졌지만 우리는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서너 점을 뽑을 수 있는 공격력을 가졌다. 이제 선발 라인업을 짤 때 큰 고민이 없어질 것 같다"며 "올해 두산은 공격력을 앞세운 재미있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팽팽한 경기 해왔다. 2004년은 김재박 감독의 현대에 초짜 사령탑 김경문 감독을 13승 6패로 압도했다. 그러나 이후 2년 연속 두산이 12승 6패, 11승 7패로 현대를 제압했다. 3년 통산 양 감독의 전적은 29승 26패로 김경문 감독이 앞서 있다. 김경문 감독은 "2004년 열세는 4강을 위해 전략적으로 현대와 정면대결을 피한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여우로 불리우는 김재박 감독과의 대결에서 앞선 비결은 정공법. 김 감독은 "김재박 감독은 교묘하게 상대방을 긁는 야구를 하는 편이다. 이기기 위한 것이니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그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식 야구를 했다. 단순하고 굵게 승부를 했다"고 말했다. 한지붕을 안고 사는 LG와 두산은 영원한 숙적이다. 선수단을 물론 프런트로 서로를 의식한다. 한때 LG가 신바람 야구를 앞세워 잘 나갔지만 최근에는 두산이 LG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김재박 감독이 부임하면서 LG가 다시 잠실의 지배자를 넘보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한지붕 라이벌의 싸움도 흥미로운 흥행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