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불꽃타' 이종범, 되찾은 '천재 타격폼'의 실체
OSEN 기자
발행 2007.03.03 09: 28

"3할은 눈감고도 칠 것 같다".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야구천재' 이종범(37)이 바뀐 타격폼을 공개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타격폼 개조가 아니다. 지난 1994~97년 전성기를 구가했던 천재의 타격폼으로 회귀한 것이다. 이종범은 미야자키 캠프에서 가진 자체 평가전과 연습경기에서 4할2푼9리(35타수 15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팀 내 최고 타율이다. 이종범의 재기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던 서정환 감독이나 이건열 타격코치는 달라졌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미야자키 선마린 스타디움에서 지난 2일 무엇이 달라졌는지 이종범을 붙잡고 묻자 이종범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달라진 점을 말했다. 직접 지난해와 올해의 타격폼을 보여주며 "하체, 그립, 방망이 위치가 전성기 때와 똑같고 밸런스도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하체는 배팅스피드를 높이는 결정적인 요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웨이트트레이닝, 러닝 등 하체가 좋다는 것은 전력을 기울였다. 하체가 든든해지자 허리가 제대로 먹혔다. 결과적으로 자연스러운 어깨회전과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방망이를 잡는 그립도 지난해와는 다르다. 지난해는 그립을 느슨하게 잡았다. 마치 골프를 치듯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약간 풀었다. 올해는 골프의 하드그립을 연상시키듯 단단하게 거머쥐었다(사진). 이종범은 "이런 그립은 임팩트시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가고 타구의 질이 달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방망이 손잡이 위치의 변화다. 지난해는 바로 얼굴 옆쪽에 있었다면 올해는 좀 더 오른 어깨쪽으로 이동했다. 사진을 보면 왼쪽 팔꿈치가 지난해보다 많이 뻗어지는 점을 볼 수 있다. 이 효과에 대해서는 "지난해 몸쪽 볼에 많이 밀렸는데 지금은 힘으로 끌고 나가 팔로스루까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종범은 이같은 타격폼과 함께 이상적인 밸런스를 되찾아 타구의 질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라이너성 타구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몸쪽 볼도 받아쳐 3루수 키를 넘는 안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종범은 2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서 보여준 안타와 2루타가 모두 몸쪽 볼을 공략한 것이다. 이종범은 "권투로 말하면 주먹의 위치가 달라진 셈이다. 지난해 타격이 힘없는 잽이었다면 지금은 정통 스트레이트를 날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타격폼을 계속 유지한다면 정말 눈감고도 3할을 칠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던 이종범의 얼굴이 아니었다. sunny@osen.co.kr 왼쪽은 이종범이 되찾은 94년형 타격폼이고 오른쪽은 지난해 타격폼. 방망이를 잡는 그립이나 방망이 위치가 사뭇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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