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축구는 재미있다. 공수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공격 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인다. 또한 공격 루트도 다양하다. 좌우사이드에서 크로스가 올라오고 중앙에서는 세밀한 패스가 앞으로 전개된다. 멋진 중거리슛도 많이 나온다. 지난 시즌 득점은 리그 최다였고 실점도 많이 내주지 않았다. 이정도의 경기력이라면 유럽의 여느 명문 클럽과 견주어도 크게 뒤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관중 수만은 이상하리만큼 적다.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김두현 네아가 모따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면 많은 관중들이 오는 것이 당연하다. 이웃에 위치한 수원만 보더라도 지난 시즌 경기당 2만 4000명의 관중을 유치했다. 하지만 성남은 경기당 8579명의 관중을 유치하며 리그 6위에 머물렀을 뿐이다. K리그 공식 개막전이 열린 3일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속속들이 관중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 전광판에는 마침 개막 특집으로 공중파 TV에서 방송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틀어줄 뿐이었다. 개막 식전 행사라곤 여성 4인조 타악기 밴드 공연만이 있었다. 하프 타임에 패러글라이딩 팀의 낙하 시범이 있었지만 인사치레 정도만 한 것이다. 만약 K리그 내에서 상대적으로 마케팅서 앞서 있는 서울이나 수원 구단이었다면 어떠했을까?. 지난 시즌 K리그 우승컵을 자랑스럽게 선보이며 특히 지역민들의 자부심을 강조하는 이벤트를 계속했을 것이다. 서울은 지난 1일 팬들을 모아놓고 오픈데이를 개최했다. 수원 역시 팬스데이를 열어 팬들의 관심을 유발시켰다. 인천은 인천 앞바다에 유람선을 띄워놓고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성남은 아무런 것도 하지 않았다. 성남이 리그 시작 전 한 것이라고는 유니폼 발표회 정도였다. 이것마저 구단 사무실 복도에서 초라하게 진행했다. 선수 영입에 있어서는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전력 보강에 나서는 성남이 유독 지역 팬들을 위한 서비스 행사에 인색한 이유는 뭘까? 한국 축구팬들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이미 지난해 우승하고도 관중 유치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을 생각했을 때 올 시즌은 약간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자질구레한 이벤트나 행사보다는 화끈한 경기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성남 일화. 다행히도 이날 성남은 탄탄한 전력과 함께 다양한 공격 루트를 보여주었다. 비록 경기에서 이기기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경기장에 모인 8724명의 관중들이 모두 만족했을까? 지난 1월 성남의 구단주인 곽정환 프로축구연맹 회장이 발표한 2007년 중점 사업 중 하나인 '지역 연고 강화' 가 여전히 귓전에 맴돌고 있다. bbadagun@osen.co.kr 썰렁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골문 뒤측 관중석./성남=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