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판, '新 3金 시대' 도래했다
OSEN 기자
발행 2007.03.04 10: 07

'김 관장 대 김 관장 대 김 관장'. 얼마 전 개봉된 코미디 영화 제목이다. 이를 올 시즌 프로야구판에 패러디시키면 '김(성근) 감독 대 김(인식) 감독 대 김(재박) 감독'쯤 될 듯하다. 세 명의 김 감독은 성만 같을 뿐 수제자들을 '절대 고수'의 경지에 올려놓는 방법론에 있어 판이하다. 오키나와 캠프 취재를 통해 이를 확연히 목격할 수 있었다. 하와이의 한화 캠프를 먼저 시찰한 뒤 오키나와에 들어온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김인식 감독의 훈련법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김 감독은 '어떻게 하면 선수들을 안 다치게 할까'를 가장 유념하는 듯하다. 훈련도 거의 4~5시간이면 종료된다". 김성근 감독이 새로 취임한 SK 와이번스의 '실미도 훈련'은 '타 구단 훈련량까지 늘려놨다'는 평을 들을 만큼 강도 높았다. 아침훈련->평가전->야간훈련의 일정이 반복되고, 김 감독의 강의로 이뤄지는 정신강화 훈련까지 추가돼 있다. 실전은 어느 팀보다 많이 치뤘고, 휴식일은 가장 적다. 이에 비해 '김재박 사단'이 집단 이주한 LG 트윈스는 훈련량보다는 운용 시스템에서 특색을 띤다. '렛잇 비 야구'라는 김인식 스타일, 철저한 중앙통제형을 추구하는 김성근 스타일과 달리 전문 코치진에게 권한을 분산 위임하는 시스템 야구를 펼친다는 점에서 김재박 감독의 개성이 드러난다. 김성근 감독의 초강도 훈련 얘기를 들었을 때, 김재박 감독은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 또 니혼햄에 22점을 내주고 패한 뒤에도 김 감독은 "아무 말 안했다"고 했다. 대신 양상문 투수코치가 '악역'을 맡았다. 실제 LG 경기가 끝나면 김 감독은 뒤에 가만히 앉아 있고, 김용달 타격코치와 정진호 수석코치가 선수들의 잘잘못을 지적, 총평해주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 정치의 삼김(三金) 시대는 갔지만 프로야구판은 '후삼김 시대'가 도래했다. 개성과 방식이 판이한 세 김 감독의 충돌이야말로 올 프로야구 최대 흥행카드 중 하나일 것이다. sgoi@osen.co.kr 김성근-김인식-김재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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