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영화 관객은 어디로 갔을까?
OSEN 기자
발행 2007.03.04 11: 14

그 많던 영화 관객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왕의 남자'와 '괴물'로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연달아 다시 썼던 극장가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바깥은 벌써 봄날인데 극장 안은 에어컨을 튼냥 칼바람이 뼈속을 파고 든다. 2월 마지막주 박스오피스 1위는 '1번가의 기적'으로 40만명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 200만명을 넘어섰지만 극장가로 사람들을 끌어모을 파괴력은 부족하다. 그렇다보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박스오피스 1~5위 관객수는 20%가량 줄었다. 비수기에 관객까지 대폭 감소하니 상대적으로 극장가 불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 문제는 3월에도 해답이 안보인다는 것. 한국영화로는 1일 '좋지 아니한가'에 이어 김수로 감우성의 '쏜다'(15일), 최양일 감독의 국내 데뷔작 '수'(22일), '이장과 군수' '뷰티풀 선데이'(29일) 등이 막을 올린다. '쏜다'와 차승원 유해진 콤비의 '이장과 군수' 등이 흥행 배우들을 내세워 상업성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예상은 '글쎄' 분위기다. 한국영화가 붐을 이룰 당시라면 상승 효과를 낼 캐스팅이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은 관객 심리를 단숨에 녹이기에는 2% 부족하다. 관객이 줄고 있는 첫번째 이유는 극장가에 차려진 메뉴가 부실하다는 점. 영화 제작사들이 가급적 비수기에 흥행작 출시를 꺼리다보니 식단에 구미를 확 당길만한 찬거리가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음란서생' '달콤 살벌한 연인' 등 의외의 복병들이 고개를 쳐들었으나 올해는 그런 이변조차 생기질 않고 있다. 5월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줄지어 개봉하는 사실도 관객들의 극장 나들이를 늦추게 하는 요소다. '스파이더맨 3'를 시작으로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슈렉3' , '캐리비안의 해적3'가 모두 5월에 개봉한다. 기상천외한 사기와 도둑질을 선보였던 그 놈들도 다시 온다. 이번에는 '오션스 써틴'이다. 악동의 숫자가 11에서 12, 그리고 13으로 늘어나고 시리즈 편수를 대신한다(6월8일). 대성공을 거둔 블록버스터들의 시리즈 3편들이 무더기로 전세계 극장가를 두들기는 셈. 마니아층이 두터운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7월13일 문을 연다. 조앤 롤링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이 판타지 시리즈는 아역 출연배우들이 어느덧 훌쩍 커버렸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로퍼트 그린트 등 기존 출연진이 그대로 등장한다. 성룡과 크리스 터커의 유머러스하면서도 시원한 액션 콤미를 보고 싶다면 8월10일 '러시아워3'가 있다. 브렛 래트너 감독의 출세작이고 성룡은 이 시리즈물로 할리우드에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 비수기 2~3월을 피한 한국영화들은 5월부터 한여름 내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장대비를 피해야한다. 설령 관객수가 다시 늘어난다할지라도 그 혜택을 누리기 힘들 처지인게 올해 한국영화다. mcgwire@osen.co.kr '캐리비안의 해적3''스파이더맨3' '슈렉3''러시아워3''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오션스써틴'(왼쪽 맨위에서 시계방향(각 영화사 스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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