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자들이 유소년 야구 후원하라'
OSEN 기자
발행 2007.03.04 11: 45

지난해 12월 현대 김수경(28)의 결혼식장에 전 팀 동료인 박종호(34, 삼성)가 다부지게 잘 생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왔다. 이에 박종호에게 "요즘 유소년 야구에 선수가 없어서 난리라고 한다. FA 대박 계약을 한 스타들은 의무적으로 아들을 야구 선수로 키워야 한다"는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박종호는 "맞습니다. 그래서 제 아들은 야구 선수를 시킬 겁니다"라고 당당히 말했다. 박종호는 2004년 삼성과 4년간 2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사석에서 농담으로 주고받은 이야기이지만 한국야구는 뿌리인 유소년 야구가 침체에 빠져 미래가 심각히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초등학교에 선수가 부족해 팀이 하나둘씩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의 심각함을 인식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유소년 야구 활성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일 고가의 장비 구입 비용으로 인해 쉽게 야구에 접근할 수 없는 유망주 육성을 위해 유소년 야구 꿈나무 지원 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KBO와 대한야구협회가 주관하며, 유소년 야구 후원인들로부터 장학기금을 조성한 뒤 협회에 등록된 초등학교 학교장이나 리틀야구연맹 회장의 추천으로 야구 꿈나무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유소년야구 장학기금 후원 방법은 매월 20만 원씩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정기 장학금제도와 원하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후원하는 일시 장학금제도, 장비지원 장학기금 중에서 후원인이 선택하면 된다. KBO는 처음 50명을 시작으로 향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며, 미래 한국 야구계를 이끌어 갈 꿈나무 지원에 공감하고 유소년 야구 육성에 동참할 후원자도 함께 모집한다. 후원 자격은 야구를 사랑하는 개인이나 단체 또는 기업체 등 모두 가능하며, 후원금에 대해서는 소득세법에 의거해 연말정산시 소득공제에 필요한 증빙서류를 발급된다. 이처럼 유소년 야구 활성화가 야구계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 야구계 인사는 "프로야구 고액 연봉자들이 후원자로 동참해야 한다. 연봉 1억 원 선수는 한 구좌, 2억 원은 2구좌, 3억 원은 3구좌식으로 어린 선수들을 후원할 필요가 있다"며 고액 연봉자들이 후원제도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인사는 "연봉 1억 원 선수가 한 구좌를 가입하면 연간 240만 원을 후원한다. 이 금액만큼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고액 연봉 선수들은 어차피 세금으로 나갈 돈을 야구 활성화를 위해 환원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소개한 박종호와 이 야구계 인사의 말처럼 야구인들이 그들의 터전인 야구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적극 발벗고 나서야할 시점이다. 유소년 야구 꿈나무 지원과 관련한 문의 사항은 KBO 육성팀(02-3460-4671)으로 하면 된다. sun@osen.co.kr 박찬호 야구장학금 수여식서 박찬호가 바닥에 무릎을 꿇어 초등학교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즉석에서 간단히 실기 지도를 하는 모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