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대표감독 취임일성 "한국야구 어려움 헤쳐나가겠다"
OSEN 기자
발행 2007.03.05 21: 04

"한국야구 어려움 헤쳐나가겠다."
오늘 11월 대만에서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예선대회에서 태극전사를 이끌게 될 중책을 맡은 김경문 올림픽 대표팀 감독(49.두산감독)이 위기에 빠진 한국야구의 어려움을 풀겠다고 말했다. 5일 오후 미야자키 인근 사이토구장에서 훈련중 대표팀 사령탑 선임 통보를 받은 김 감독은 오후 6시께 숙소인 미야자키 나쿠제 히토쓰바 호텔로 돌아와 부임 첫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한국야구 중흥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이기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파는 정중한 예를 갖춰 참가 요청을 할 것이고 선수구성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위주로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주고 후배 박찬호(뉴욕 메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줘 간접적으로 참가요청을 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중책을 맡았는데
▲마음이 무겁다. 기쁨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내가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막상 감독통보를 받고 보니 너무 부담이 크다. 한국야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단단히 뭉쳐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다.
-야구중흥이 걸려있어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쉽지 않은 대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은 한국인의 끈끈하 응집력이 있고 어려울 수록 강한 승부근성을 갖고 있다. 어려움속에서 좋은 승부를 펼치겠다. 한국야구의 어려움이 좋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릴 수 있도록 하겠다.
-마음속에 둔 코치들은 있는가
▲생각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아직은 밝힐 단계는 아니다. 좀 더 시간을 갖고 귀국하면 며칠내에 결정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코칭 스태프 구성이다. 먼저 스태프를 정하고 기술위원회와 함께 선수구성에 착수할 것이다. 이들의 의견이 필요하다.
-선수구성의 원칙은 세웠는지
▲무조건 최고의 선수를 뽑아야 되지 않겠는가. 일단 기술위원회 선배들과 충분히 들을 것이다. 선발과정에서 내 주장을 펼칠 것이고 코칭스태프와 협의하겠다. 개인적인 문제는 아니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 충분한 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해외파 선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WBC 멤버를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다. 아무래도 국제대회인만큼 많은 경험을 가진 선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해외파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반 페넌트레이스 경기와는 다르다. 해외파 선수들은 필요하다. 그러나 내가 먼저 선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코치들과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다. 필요한 선수라면 예우를 갖춰 정식으로 대표팀 참가를 요청할 것이다.
-아무래도 박찬호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정말 대단한 선수이다. 지난 WBC 대회에서 선발투수로 고집하지 않고 세이브 투수로 던지는 것을 보고 역시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지고 싶어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아주 애국심이 강했다.(김경문감독은 박찬호의 공주고 대선배이다)
-호시노가 이끄는 일본과 일본야구 출신 곽태원 감독이 이끄는 대만을 이길 수 있는가
▲일본은 분명 우리보다 전력이 강하다. 일본은 잡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그렇다고 쉽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 WBC 대회에서 일본이 한국에게 2번이나 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대만은 우리가 조급한 마음을 갖고 쫓기지만 않으면 된다. 아직은 우리가 한 수위이다. 여유있게 경기를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전은 한 경기에 치명상을 입는 단기전이다. 어떤 야구를 하겠는가
▲단기전은 양쪽 모두 좋은 투수들이 나온다. 때문에 점수가 잘 나지 않는다. 초반은 두산처럼 타자들이 투수를 이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이다. 중반 이후 상대와 우리의 상황을 보면서 작전이나 여러가지 상황을 생각할 것이다. 한점 빼야 이기는 것 아니다. 스스로 선수들이 국가대표 다운 플레이를 한다면 이길 수 있다.
-선동렬 감독과의 인연이 남다른 것 같다
▲대학교 시절 방장과 방졸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는 것 같다. 선감독이 곁에 있어 든든하다. 많은 점을 상의해서 어려움을 함께 풀어가고 싶다.
-개인적으로 대표팀에 뽑힌 적이 있는지
▲공주고 시절 청소년 대표에 뽑힌 뒤 태극마크는 처음이다. 물론 감독도 안해왔다. 솔직히 내가 뭐 야구를 잘했나. 매번 부상에 시달렸었다.
-막연하게나마 대표팀 감독에 대한 꿈이 있었는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대학에서는 국가대표가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프로감독이 될 때 다음날부터 미디어와 인터뷰가 쇄도했다. 그 때 상당한 부담이 느꼈는데 오늘 국가대표 감독이 되고 나니 부담감이 두산 감독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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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베이징 올림픽 예선대회 신임 대표팀 감독이 취임 첫 날인 5일 저녁 숙소 식당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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