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스타 출연료, 이번엔 잡힐까?
OSEN 기자
발행 2007.03.06 10: 18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스타들의 거액 개런티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 스타 출연료의 상한선을 정하자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 봉급은 물가 인상률을 밑돌지언정 불과 3년새 스타 개런티는 300% 가까이 올랐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 제작비의 50~70% 가량이 주연급 몇명의 출연료로 빠져나가고 있다. 제작자들이 저마다 앓는 소리를 낸지 오래다. 수익을 남기기는 커녕 스타 개런티를 대느라 부실 드라마를 찍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일단은 외주 드라마 제작사들이 마냥 올라가는 스타 개런티를 잡는데 공동 대응키로 했다. 방송국의 외주로 드라마를 만들어 공급하는 제작사들은 스타와 방송국 틈에 끼어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에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결의했다. 협회에는 김종학 프로덕션을 비롯해 올리브나인, 초록뱀미디어, 삼화프로덕션 등 31개사가 가입해 있다. 현재 특급 배우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3000만원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현정의 출연료가 회당 2500만원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른 스타들이 이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한 게 계기였다. 2004년 MBC의 인기 사극 '대장금' 촬영 당시 이영애가 회당 1000만원을 못받았던 사실을 감안할 때 폭등 현상이다. 제작사협회가 주장하는 16~24부작 드라마 제작비는 회당 8000만~1억원 수준. 여기서 주연 남녀 배우 몫으로 최소 5000만원을 뺄 경우, 변변한 조연들 캐스팅조차 힘들어진다. 톱 스타 캐스팅을 요란하게 떠드는 드라마일수록 속 빈 강정으로 변하기 쉬운 배경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용준 급 스타의 경우 촬영중인 '태왕사신기'에서 아예 합작 투자 형태로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톱클래스 스타들의 비싼 출연료를 감당할 엄두가 나지않아 시도하는 고육지책이겠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같은 스타들의 합작 투자, 지분 요구등을 계속 수용하다보면 제작사들의 수익률은 더 나빠질게 뻔하다. 영화계에서 이미 이같은 선례가 있었다. 2000년대들어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영화는 특급 배우 출연료가 편당 5억원으로 올랐고, 관객 1인당 얼마씩의 수익을 나누는 계약 구조가 부쩍 늘었다. 강우석 감독이 이같은 현상에 우려를 표시했지만 사후 약방문으로 그쳤다. 끝을 모르고 달려가는 스타들의 개런티 상승세가 제 풀에 꺾일지, 아니면 제작사들의 단합으로 잡힐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mcgwire@osen.co.kr 2004년 '대장금'으로 최고 스타에 오를 당시 회당 1000만원 안팎을 받았던 이영애(왼쪽)와 지난해 국감서 회당 2500만원 출연료로 화제를 모았던 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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