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마운드의 '희망'으로 꼽히는 외국인 우완 투수 케니 레이번(33)의 몸값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제는 '100만 달러설'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레이번의 피칭을 본 사람들은 최고의 구위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레이번은 2월에는 자체 평가전 및 연습경기에 일절 출전하지 않았으나 지난 1일 LG와의 연습경기에 처음으로 등판, 선발 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전훈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6일 LG전에 두 번째로 선발 등판해서는 선발 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강풍 때문에 제구력이 흔들려 2안타 4볼넷을 내주며 2실점했으나 벌써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나오는 등 위력있는 볼을 던졌다. 이같은 레이번의 구위는 SK가 도대체 얼마를 주었길래 삼성과의 스카우트전에서 이겼을까라는 궁금증을 다시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 각 구단은 '서로 우리가 먼저 찜했던 선수'라며 '원조 논쟁'까지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가장 발빠르게 레이번 스카우트전에 나선 구단은 현대였다. 삼성은 3년 전부터 미국에서 이문한 용병 전담 스카우트가 눈여겨보고 있던 선수라고 주장한다. 삼성은 작년 시즌 전에 선동렬 감독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현대는 지난해 시즌 중 염경엽 스카우트가 직접 대만을 찾아 5일 동안 레이번의 기량을 샅샅이 훓어보았다. 곧바로 에이전트와 협상을 벌여 레이번을 영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현대가 서튼과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였다. 당시 양측이 합의한 입단 조건은 계약금과 연봉 포함해 27만 달러. 대개 외국인 용병들이 입단할 때 받는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레이번은 일본 시절 연봉이 5만 달러에 불과했으니 계약서도 안보고 사인을 찍을 태세였다.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레이번이 코나미컵에서 일본 챔프 니혼햄을 상대로 눈부신 호투를 하자 LG 삼성 SK가 스카우트에 뛰어든 것. 갑자기 몸값이 수직 상승했고 레이번의 현대 입단도 곧바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실제로 레이번의 몸값은 100만 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작이다. 야구인들 사이에는 구체적으로 몸값이 45만 달러-75만 달러-100만 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치솟았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레이번의 에이전트는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고 한다. 갑자기 여러 구단에서 연락이 오더니 순식간에 몸값이 뛰어올랐으니 말이다. 결국 현대 LG 삼성 SK 네 구단이 벌인 포커판은 SK의 승리로 끝났다. 포커판의 참가자가 많고 베팅이 거듭될수록 몸값이 치솟는 용병 스카우트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SK는 "말도 안된다. 실제로는 생각보다 싸게 잡았다. 우리는 에이전시와 직접 거래해 도장을 먼저 찍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아무튼 국내 구단들의 치열한 스카우트전 덕분에 가장 큰 덕을 본 쪽은 레이번과 에이전트였다. 물론 성적을 내준다면 구단도 돈이 아까울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레이번이 올 시즌 좋은 투구를 보여주면 줄수록 몸값에 대한 진실게임 또한 계속될 전망이다. sunny@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