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로의 영웅은 카카였다. AC 밀란의 카카는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산시로에서 열린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셀틱과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그는 연장 전반 3분 역습 상황에서 전광석화같은 드리블 후 상대 골키퍼 가랑이을 가르는 슈팅을 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째로 이날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추가한 루드 반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득점 랭킹 공동 1위를 지켰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바이에른 뮌헨에 어웨이골에서 뒤져 탈락, 사실상 단독 1위나 마찬가지다. 카카는 올 시즌 AC 밀란을 고비마다 구해냈다. 승부조작 사건의 여파로 팀이 벌점을 받고 침체되었을 때 그는 팀을 이끌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카카는 안더레흐트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4경기 연속 경기 MVP에 선정되며 일치감치 팀을 16강으로 견인했다. 세리에 A에서도 그는 올 시즌 초반 골침묵에 빠진 스트라이커진을 대신해 고군분투했다. 그는 올 시즌 세리에 A에서도 5골을 넣었다. 그를 두고 카를로 안첼로티 AC 밀란 감독은 "카카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카가 영웅이 되었지만 경기의 진정한 승자는 양 팀 모두였다. 1,2차전과 연장전까지 210분간의 혈투를 끝내는 휘슬이 울리자 양 팀 선수들은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고 승자는 패자에게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관중석에 있던 양 팀의 서포터들 역시 자신의 선수들을 격려했고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승자와 패자가 나뉘기는 했지만 이날만큼은 모두가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