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와 나카무라의 '기묘한' 인연
OSEN 기자
발행 2007.03.08 08: 42

'이병규가 길 닦으면 나카무라가 지나간다?'. 지난달 23일 주니치의 오키나와 차탄 캠프. 때마침 비가 내려 평가전이 취소됐다. 이 때문에 이병규(33)도 요미탄이 아닌 차탄에 합류, 실내 연습장에서 몸을 풀었다. 당시 이병규가 3일 만에 배팅을 재개했기에 일본 기자들도 적잖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주니치 캠프의 최대 뉴스메이커는 이미 이병규가 아닌 듯 비쳤다. 당시 가장 많은 기자들을 몰고 다닌 선수는 지각 연봉계약한 지난해 MVP 후쿠도메와 '테스트 선수' 나카무라 노리히로(34)였다. 특히 연봉 2억 엔에서 졸지에 '400만 엔 선수'로 전락한 나카무라는 기자들의 취재가 가능한 지역에 나타나자마자 TV 카메라와 플래시 세례가 터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당시 나카무라는 주니치 입단 테스트 중이었다. 오키나와 캠프에 들어가는 시점만 해도 뉴 페이스인 이병규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컸으나 2월 14일 나카무라가 등장하자 전세가 역전된 셈이다. 이후 나카무라는 테스트에 합격, 2월 25일 연봉 400만 엔에 육성군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세 자릿수 백넘버(205번)를 부여받았다. 시범경기 들어가서도 처음 두 경기에서는 이병규가 초점이었다. 특히 3월 1일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자 는 다음날 1면 톱기사로 뽑았다. 그러나 이후 이병규는 거듭 안타를 못 치고, 타율이 1할대로 하락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육성 선수도 시범경기 출장이 가능하다'는 제도 변경 직후, 1군에 전격 승격한 나카무라는 지난 7일 주니치 데뷔전(세이부전, 나고야돔)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오치아이 주니치 감독은 "아직 좋은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쓰지 않을 수 없다"라고 언급, 향후 지속적 기용을 시사했다. 반면 이 경기에 이병규는 처음으로 결장했다. 포지션(이병규는 중견수-좌익수, 나카무라는 3루수-1루수)이나 스타일, 그리고 대우(이병규 연봉은 1억 5000만 엔으로 알려짐)까지도 상이한 이병규와 나카무라가 주니치 입단 이래 기묘한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다. sgoi@osen.co.kr 나카무라 아키노리의 애칭을 써 그의 홈런을 지칭하는 '노리탄(彈)'이라는 제목을 단 8일자 주니치스포츠 1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