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18승 삼총사'의 동반 부활이 쉽지 않을 듯하다. 겨우내 현대의 플로리다와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의 주목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18승 트리오'의 재기 여부였다. 지난 2000년 우승 당시 선발투수로 나란히 18승을 거두고 우승을 이끌었던 정민태(37) 임선동(34) 김수경(29)이 모두 부진을 딛고 재기를 노크했다. 아직 시즌 개막이 한 달 가까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이들 삼총사의 성적표가 달라지고 있다. 김수경은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두 선수는 재기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시진 감독은 자신의 속내를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자신이 투수코치 시절 애지중지했던 선수들이었고 서로 교감이 있는 사이다. 그는 "실제로 수경이는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민태와 (임)선동이는 아직은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것이다. 정민태만 해도 4차례 우승에 결정적인 활약을 했던 선수다. 임선동은 LG와 해외진출 파동을 놓고 문제가 있었고 현대에서도 유난히 굴곡있는 선수생활을 했다. 이런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대접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배려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이들이 재기 가능성에 대해 스스로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를 바라는 점이다. 김 감독은 "이들의 재기를 바라는 기대가 나보다 큰 사람은 없을 것이다"며 "그러나 스스로 아니라고 느낀다면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감독이 안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 이 말은 곧 김 감독 역시 정민태와 임선동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 큰 점수를 주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결방식을 놓고 김감독이 결정하기 보다는 스스로 판단케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아무래도 올해 1군 마운드에서 18승 삼총사들의 피칭을 동시에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sunny@osen.co.kr 임선동-김수경-정민태가 지난 2000년 부문별 시상식서 다승왕을 공동 수상하고 포즈를 취한 모습=현대 유니콘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