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프로리그 중계권을 둘러싼 양대 게임 방송국과 한국e스포츠협회의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 프로리그는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각각 '프로리그' '팀리그'란 이름으로 별도 운영하던 체제를 2005년 한국e스포츠협회 주도 아래 단일화 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뚜렷한 관련 규정이나 협약없이 온게임넷과 MBC 게임, 양대 게임채널이 자체적으로 중계권을 행사해오던 관행에 지난 1월 제동이 걸렸다. 협회가 e스포츠의 간판격인 '프로리그 2007' 중계권 사업자로 인터내셔널이스포츠그룹(이하 IEG)을 선정하면서다. 협회는 "e스포츠를 대중 스포츠로 만들고 절대적인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다른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며 '프로리그 중계권 사업자 선정' 추진을 진행했다. 이에 실질적으로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양대 게임 방송국은 "그동안 e스포츠를 발전시킨 방송국들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발하면서 싸움이 촉발됐다. 협회로부터 중계권을 넘겨받은 IEG측은 2일 양대 게임 방송국에 '독점 중계권 1년 보장과 우선 협상권 보장' 조건을 내걸었고 방송국들은 '비독점 3년 계약을 인정해달라'며 팽팽하게 맞섰다. IEG의 중계권을 방송국들이 인정하면서 한 걸음 나아갔던 협상은 계약 기간에 이견이 생기면서 감정 싸움을 번지는 양상이다. 양 방송사측은 "중계권 분리가 e스포츠를 대중 스포츠로 만드는 발판이라는 협회의 입장을 수용한다. 다른 방송사업자의 포털, DMB, IPTV의 시장진입을 수용하고 협회 주관 각종 사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 아울러 이에 따르는 비용도 지급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안정적인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비독점 3년 계약 기간만큼은 절대 양보 못한다고 마지노선을 정했다. 협회도 뒤로 물러설 움직임이 전혀 안보인다. "중계권이라는 표현만을 인정했을뿐, 실질적인 중계권사업의 전개를 위해 필요한 협의사항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타결 된 것 없이 여전히 기득권과 소유권을 주장한 것에 다를 바 없다"면서 "방송사 주장대로 3년 비독점으로 갈경우 현체제에서 다른 사업자의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결론적으로 양측이 가장 대립하는 요소는 '계약 기간'. 2007 프로리그 개막을 불과 한 달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팬들을 볼모로 양측이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이번 '중계권' 사태 해결이 늦을수록 방송사는 리그에 대한 부담감을 더 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협회 역시 리그의 새로운 주체를 찾는 부담을 떨칠 수 없다. e스포츠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에서는 서로 갈등을 해결하고 한 발씩 양보해서 대승적인 합의안을 찾아야 한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