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스타들은 왜 대부분이 '미혼'일까? '인어공주'의 연기 달인 전도연이 11일 서울 신라호텔서 언론에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리면서 새삼 30대 미혼 여성 스타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방 전후 19살 정도였던 한국 여성의 첫 결혼 평균 연령은 2000년대 28세(통계청 조사)로 높아졌고 날이 갈수록 그 시기가 늦춰지는 추세다. 그렇다고 해도 국내 여자 스타들의 결혼 기피 현상은 도가 심하다. 30대 중 후반까지 '결혼' 이나 '열애' 보도에 기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결혼이 잘못인가. '대장금' '친절한 금자씨'로 인기 정점에 서 있는 이영애. 1971년 생으로 올해 36살 미모의 여배우는 아직까지 변변한 스캔들이 터진 적조차 없다. 톱스타인 그에게 쏟아지는 주위 시선을 감안할 때 수도승같이 생활하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화제작 '타짜'의 흥행 성공으로 재평가를 받은 김혜수. 1970년 생 37살의 이 섹시한 스타도 미혼이다. 얼마전 한 여성지에서 '결혼 직전까지 갔다가 깨진 사연'을 보도했지만 정작 본인은 코웃음으로 넘겼다. '언니가 간다'의 고소영도(35) 별다른 연애 소식조차 없이 벌써 30대 중반이다. 이들 외에도 상당수 여자 스타들은 한창 연예 활동에 물이 오를 30대 초 중반에 결혼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스타라는 자리가 마땅한 배우자 감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는 요소가 작용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이미지 관리라는 차원에서 여자 스타들의 결혼과 연애를 터부시하는 연예계 시각이다. 특히 연예 기획사와 매니저 등은 여자 연예인들에게 데뷔 초기부터 이같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흔하다. 할리우드와 비교할 때 국내 여자 스타들의 결혼 기피증은 더 두드러진다. 줄리아 로버츠를 비롯해 캐서린 제타 존스, 안젤리나 졸리 등 30살 넘어서도 결혼 안하고 사는 할리우드 여배우를 찾기는 힘들다. 한번이 아니라 두 세번 배우자를 바꿔 타는 경우도 흔하고 출산 소식이 잇따른다. 연애 스캔들조차 그들에게는 배우로서 생활과 경력의 일부다. 한가인은 탤런트 연정훈과 스타로 뜨기 시작한 20대 초반 일찌감치 식을 올렸다. 결혼 후에 그의 연기 활동이 위축됐거나 인기에 금이 갔다는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 거꾸로 안정된 가정 생활을 하는 여유로움이 지금 한가인의 얼굴을 더 화사하게 만들어준 느낌이다. 여자 연예인들도 이제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부터 이어져온 '결혼=인기 하락'의 연예가 공식을 깨버리고 당당히 연애 전선에 나설 때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