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림이 아니라니까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하고 있는데 힘빠지네요”. 미국과 일본에서 2개월 가까운 해외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9일 돌아온 현대 왕년의 에이스 정민태(37)가 독기를 품고 있다. 정민태는 전훈 막판에 올 시즌 자신의 재기여부를 놓고 ‘흐림’이라는 주위의 평가가 잇따르자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이를 악물고 있는 것이다.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지난 10일 정민태는 전화통화에서 “정말 너무들 합니다. 아직 제대로 던지지도 않았는데 재기가 불투명하다고, 스스로 판단해서 은퇴해야 한다는 등의 말들이 나온다”면서 “전훈 막판에 가진 롯데와의 연습경기서 3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올해 느낌이 좋다. 기필코 재기를 하고야 말겠다”며 주위의 저평가를 실력으로 씻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정민태는 주위의 혹평에 화가 난다면서 작년 한해, 그리고 올 전훈 초반까지 힘겨웠던 재활과정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정민태는 “전훈 초반까지도 수술받은 어깨에 통증이 심했다. 정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아팠다. 하지만 올해가 선수생활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참고 버텨냈다”면서 “참고 이겨낸 덕분에 지금은 통증이 없어져 마음놓고 던질 수 있다. 이제부터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주겠다”며 재활과정의 어려움을 밝혔다. 2004년 7억4000만원으로 한국야구 최고 연봉 선수에서 어깨 수술 등으로 지난 3년간 부진, 올해 연봉이 3억1080만원으로 삭감된 정민태는 아직 녹슬지 않았다며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지난 시즌 막판 한 경기에 등판해 재활여부를 테스트했던 정민태는 올 전지훈련서 시속 140km대의 직구 구속을 회복하며 재기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정민태가 급선무인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올 시즌 화력한 부활의 날개를 펼칠지 주목된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는 일이 중요하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