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야구’ 김재박-선동렬, 올해는 달라지나
OSEN 기자
발행 2007.03.12 08: 13

둘 모두 비슷한 스타일이다. 탄탄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야구를 펼친다. 수비력을 중요시하는 것도 비슷하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안전제일주의 경기로 재미없는 야구를 한다고 비난도 있었다. 그래도 감독의 목숨이 걸려 있는 성적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에 비난은 잠시뿐이었다. 김재박(53) LG 트윈스 감독과 선동렬(44) 삼성 감독의 이야기이다. 김재박 감독은 지난 해까지 ‘투수 왕국’ 현대 유니콘스 수장으로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의 위업을 일궈냈고 선동렬 감독은 ‘KO 펀치(권오준-오승환)’ 등 철벽 불펜진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감독 모두 화끈한 타격전 보다는 투수력과 번트 공격 등을 바탕으로한 짜임새 있는 ‘수비형 야구’ 전문가들이다. 닮은 꼴 스타일 감독들답게 라이벌 의식도 남다르다. 삼성과 재계 라이벌인 LG 사령탑에 부임한 김재박 감독은 오자마자 삼성 선동렬 감독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김 감독은 “돈으로 좋은 선수들을 끌어모은 그 멤버로 우승 못하면 말이 안된다”며 포문을 열었고 선 감독은 “LG 선발 투수들을 내게 주면 우승할 수 있다”며 맞받아쳤다. 이처럼 스토브리그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 감독이 올해는 이전과는 다르게 ‘재미있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오로지 삼성”이라는 김재박 감독은 지난 11일 전지훈련 결산 인터뷰에서 “우리팀 공격력이 좋으면 번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기는 야구를 안하면 팬들은 야구장에 오지 않는다. 올해는 LG팬들을 위해 꼭 이기는 야구를 보여주겠다. 좋은 성적으로 잠실구장에 관중을 가득 채울 자신있다”며 ‘이기는 야구=재미있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기는 야구'라는 당위성은 현대때처럼 그대로 가져가겠지만 번트 보다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복안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 선봉에 발빠른 톱타자감인 이대형과 오태근, 그리고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장타력 좋은 3루수 김상현과 새 용병 타자 발데스가 있다. 선동렬 감독도 올 시즌은 공격력을 앞세운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선 감독도 지난 11일 전지훈련을 마치면서 "올해는 분명히 작년보다 공격력이 많이 좋아질 것이다. 특히 심정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작년엔 부상으로 제 몫을 못했지만 캠프 내내 훈련을 통해 착실하게 잘 준비한 것 같다“면서 "올 시즌은 기동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재미있고 기동력 있는 야구를 위해서 발 빠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동렬 감독도 김 감독과 비슷하게 부활을 노리는 거포 심정수와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전체 공격력을 무기로 삼을 태세이다. 물론 안전장치인 탄탄한 마운드를 지키면서 좀 더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올 시즌은 '재미있는 야구'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양 감독의 현재 구상인 것이다.‘번트야구’와 ‘지키는 야구’로 대변됐던 양 감독이 올 시즌은 ‘재미있게 이기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 또 다른 라이벌전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시즌에 돌입하는 2007년도에는 김재박 감독과 선동렬 감독의 뜨거운 라이벌전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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