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하얀거탑’이 20회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결과 23.2%로 3월 4일 기록한 최고시청률인 19.5%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1일 방송된 20회에서는 담관암에 걸린 장준혁이 간성혼수(간질환이 중증이 되면서 일어나는 의식상실의 상태)로 인해 신문을 거꾸로 들고 보거나 헛소리를 하는 등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되고 결국 아내와 장인어른, 친구 최도영을 비롯해 병원 관계자들 앞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이 방송됐다. 특히 이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가슴에 감동을 선사했던 장면은 죽기 전 오경환 교수에게 남긴 장준혁의 글이었다. 자신의 병의 진행속도가 일반적인 케이스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며 담관암 치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의학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편지를 남긴 것. 끝까지 의학자로서의 도리와 소신을 놓지 않았던 장준혁의 용단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 시청자은 “찌질한 유서인줄 알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동안 고맙다는 둥 내가 잘못한 점 용서해라, 미안했다, 유서에는 구구절절 주변을 정리하는 일반적이고 구태의연한 엔딩을 예상했는데…. 마지막까지 그 열정과 에너지와 마음을 다한 장준혁 과장의 모습 너무 멋지다”는 글로 감동을 대신했다.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한 ‘하얀거탑’은 그동안의 의학드라마와는 달리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권력 쟁탈과 암투를 리얼하게 그려 첫 회부터 ‘명품드라마’라는 찬사 속에 막이 올랐으며 장준혁과 노민국의 수술 배틀신처럼 원작에는 없는 내용으로 재미를 더했다. 또한 후반부에 방송됐던 법정신은 한편의 법정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형 만한 아우 없다’고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의 경우 항상 기대에 못 미치는 부실한 스토리때문에 원작의 작품성에 흠집을 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하지만 ‘하얀거탑’은 같은 내용이지만 다른 감동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한 시청자는 “원작에 충실할거라는 감독님 말대로 일본드라마 ‘하얀거탑’과 마지막회도 똑같이 끝나네요. 암에 걸려 죽는것과 병원을 위해 시신을 기증하는 것. 일본드라마도 참 재밌게 봤지만 배우의 연기력에 따라 같은 내용이라도 얼마나 드라마의 완성도가 달라질 수 있는지 오늘 마지막 김명민 씨의 연기를 보고 알았습니다”라며 원작과 다른 감동에 대한 글을 올렸다. 담관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장준혁이 수술참관실에 혼자 들어가 과거를 회상하며 허공에 대고 수술을 하는 듯한 손놀림을 선보인 장면, 내연녀인 희재와 마지막 전화통화를 나누며 숨죽여 우는 장면, 의료사고와 관련해 사경을 헤매는 그 순간까지도 자신의 수술은 완벽했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장면까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스토리로 끝을 맺었다. 이 같은 이유로 시청자들은 “김명민 씨에게 2007년 연기대상 주세요”, “저 역시 어젯밤 결심대로 시신기증, 장기기증 해야겠습니다”, “드라마 보고 울기는 처음이다”는 등의 소감을 끊임없이 올리고 있다. 시청자들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원래 계획했던 결말 그대로 완성도를 손에 놓지 않았던 ‘하얀거탑’은 한동안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수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hellow0827@osen.co.kr 결국 죽음을 맞이한 장준혁/ MBC 홈페이지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