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못 치는 것 같기도 하고, 일부러 안 치는 것 같기도 하고...' 처음 이병규(33)에 주니치에 입단했을 시점만 해도 일본 언론은 '한국 최고타자' '한국의 이치로' '안타제조기'란 수식어를 달았다. 그런데 이제는 '이병규, 괜찮냐?'고 갸우뚱거린다. 타 팀 전력분석 요원조차 이병규의 진짜 실력을 놓고 헷갈려 할 정도다. 타율 1할 4푼 3리(21타수 3안타), 18타석 연속 무안타. 특히 삼진을 9개나 먹은 점은 불길한 전조를 드리운다. 그러나 정작 이병규는 태연한 듯하다. 최근 그는 와 인터뷰에서 "몸은 이상없다. 안타가 안 나오지만 신경 안 쓴다"고 했다. 또 "지금은 일본의 스트라이크존과 투수들의 구질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병규가 '탐색전'에 치중하는 사이 주변 상황이 점점 비우호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육성군 선수' 나카무라가 왕년 홈런왕 실력을 발휘하며 주전 3루수 모리노의 외야 이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또 스위치 히터 사와이가 시범경기 타율 4할 6푼 2리(26타수 12안타)로 깜짝 출현했다. 본래 내야수인 사와이는 외야 수비까지 가능하다. 결정권자인 오치아이 감독은 "15일까지 보고 1군 엔트리 윤곽을 정하겠다. 18일 이후부터는 시즌 개막 체제로 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갈수록 경기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이병규의 '같기도(道)' 행보도 기로에 서 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