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김시진 감독이 콧구멍 찌른 사연
OSEN 기자
발행 2007.03.13 09: 25

"사인연습하다 콧구멍 찔렀어요." '초보운전사' 김시진(48) 현대감독의 지휘관 적응이 쉽지 않은 듯 하다. 지난해 전임 김재박 감독이 LG 트윈스로 자리를 옮기자 후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시진 감독은 구단이 존폐위기속에서 흔들리는 가운데에서도 선수단을 무리없이 잘 이끌고 있어 벌써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가을캠프와 동계훈련, 플로리다-가고시마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귀국해 시범경기를 앞두고 연습경기 등 부지런히 실전테스트를 하고 있다. 따라서 실전에 임하는 현대는 선수들의 기량 점검 뿐만 아니라 초보감독 김시진감독의 기량(?)도 점검하고 테스트하는 장이다. 초보감독이 투수교체 타이밍, 대타기용, 작전 등 종합적인 그림을 갖고 경기를 풀어나가기는 쉽지 않다. 코치시절에는 자신의 임무만 신경쓰면 됐지만 종합지휘관인 감독은 모든 요소를 머리속 상황판에 그려놓고 3시간 가까이 팀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해야된다. 이 가운데 김시진 감독이 밝힌 가장 어려운 대목은 사인연습. 사인은 감독과 선수들의 그라운드에서 상대팀이 모르게 내는 언어이다. 절체절명의 순간 볼배합, 히트앤드런, 스퀴즈, 스틸, 견제 등 각종 사인이 벤치에서 그라운드에 쏟아지게 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은 것이다. 보는 사람은 쉽지만 사인을 내는 사람은 사인이 들킬 수도 있고 자신의 의도와 다른 사인이 나가게 되는 위험성도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김시진 감독도 사인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는 "매일 한 시간 이상씩 죽도록 사인 연습을 했는데도 잘 안된다. 스퀴즈사인을 내려다 히트앤드런 사인이 나가고 뒤죽박죽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숨을 쉰다. 급기야 김감독은 "거울 앞에서 부산하게 사인 연습을 하다 그만 콧구멍까지 찌르고 말았다. 머리와 팔을 거쳐 코를 만져야 되는데 손가락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더라. 개막 이후에도 이런 장면을 보여주면 안되는데"라며 웃었다. 지금 김시진 감독이 가장 부러운 것은 사인을 능수능란하게 잘 내는 다른 팀 감독들이 아닐까.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